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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미래교육의 핵심은 '융합'과 '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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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미래교육의 핵심은 '융합'과 '창의'

입력
2013.03.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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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많은 나라들이 식을 줄 모르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부러워하고, 초중고생들의 높은 학업성취 결과에 감탄한다. 우리네 초중고생들은 세계 어느 나라의 학생들보다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세계적 컨설팅사 맥킨지 보고서는 대한민국 교사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도 부러워할 학교 교사들을 확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학교 밖 사교육비가 2012년 19조원에 이른다는 통계청 발표를 접하며 참으로 아이러니 한 생각이 든다. 점수를 향한 우리사회의 고공행진의 지향점과 도달점을 가늠키 어렵다. 문제는 성장 일변도의 성취지향적 교육풍토의 교육행태, 획일화와 지식중심, 성과중심, 점수경쟁에 매몰된 1등 지상주의, 객관식 정답 찾기,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하는 총점주의, 그리고 이웃집 엄마 따라 하기 등의 우리네 전통적인 교육행태가 극단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이루고 있어 궤도수정이 불가피한 시점에 달했다.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뜨거운 교육열이 사교육과 끝없는 경쟁을 촉발하고, 높은 학업성취도는 학생들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자살률을 끌어 올리고, 대학진학률은 가계경제의 부담과 고학력실업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교육의 내용과 방식의 변화 없이는 새 정부가 지향하는‘국민행복’도 요원해 질 수 있다.

앨빈 토플러는 이 같은 우리사회의 교육현상에 대해“한국의 학생들이 하루 15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내용을 배우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만이 아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서울특파원으로 4년간 가회동 한옥에 거주했던 안나 파이필드는“교육에 모든 걸 바치고도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는 딱한 민족”이란 뼈아픈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이들 이야기가 결코 한국교육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아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들의 지적은 시대의 흐름을 가늠하고, 누구보다 미래 변화에 관한 예지력을 지닌 인물들이란 점에서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자녀교육을 향한 학부모들의 뜨거운 열정과 우수한 교사 집단이 가르치고 있는 우리네 교육내용이 미래로 흘러가는 사회변화와 궤를 맞추고 있지 못함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문제다. 교육과 관련해 미래의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수리적 연산과 논리 등 지적영역보다 예술성과 감성에 더한‘교감능력’과‘창조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를 이룬다.

동물이나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뇌의 기능을 연구하는 뇌생리학자들에 따르면, 수리적 연산과 논리 등 지적인 활동은 주로 왼쪽 뇌에 해당하고, 예술적ㆍ감성적인 교감능력과 창조능력은 오른쪽 뇌 기능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가오는 미래사회는 공부 잘 하는 왼쪽 뇌의 기능이 발달된 사람보다는 감성과 관련한 오른쪽 뇌의 기능이 발달한 사람들의 시대가 될 것임을 예측하고 있다. 기존 우리네 교육의 지향점이 미래 글로벌 인재 육성방향과 커다란 격차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다행히도 우리교육계에 희망적인 실험들이 도입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이른 바 STEAM교육이라 불리는‘융합인재교육’인 것이다. 과학기술, 교육, 산업,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 과정을 통해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해 내려는 시도다.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과 세종시 2곳에는 소위‘과학영재예술고’란 융합형 고교도 들어선다. 과학고와 영재고를 결합하고 여기에 예술학교를 융합한 형태의 고교를 통해 발전된 사고를 지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학교만이 아니다. 보수성 짙은 학교들에 앞서 국내 대기업이 인문학도를 엔지니어로 키우는 교육과정을 마련한다는 소식이다.‘한국판 스티브 잡스’를 키워내기 위한 계획이라 한다. 우리국민들의 뜨거운 교육열이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곳에 모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오성삼 인천 송도고 교장ㆍ전 건국대 교육대학원장

오성삼 인천 송도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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