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에다 소비마저 급감하면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생과일주스 전문점의 경우 4년 전에 비해 매출이 24배나 급증하는 등 일부 업종은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영등포구 마포구 동작구 등이 새로 뜨는 상권으로 부상했다.
13일 한국일보가 비씨카드에 의뢰해 신용카드 매출액을 기준으로 서울시 내 주요상권 146곳을 분석한 결과, 커피ㆍ카페 전문점은 2008년 대비 2012년의 매출액이 1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전체 34개 업종 가운데 28위에 불과했던 이 업종은 2012년 15계단 상승, 13위에 오르면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타 업종의 평균 매출액이 2.6배 가량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강세다.
커피ㆍ카페 전문점 가운데서도 생과일주스전문점의 매출은 약 24배 늘었고, 브랜드 커피전문점을 제외한 카페는 18배, 브랜드 커피전문점은 9배 증가했다. 식사 대용으로 생과일주스를 마시거나 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불황 속에서도 '물 장사'는 순탄했다는 분석이다. 커피ㆍ카페를 찾는 고객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2012년 2월부터 2013년 1월까지의 최근 1년간 자료를 분석했더니 60대의 매출액이 67.7%나 증가했고, 50대(49.6%), 40대(39.7%) 등에서도 높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미 과열단계에 진입해 신규신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커피ㆍ카페업종의 평균 객단가는 2008년 9,501원에서 2012년 8,564원으로 감소한 것이 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역별로 보면 영등포구, 마포구, 동작구 등이 약진했다. 영등포구의 매출순위는 4년 전 8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여의도백화점과 영등포구청역 4번출구 주변 상권이 여전히 매출 상위권을 지킨 가운데, 영등포소방서 주변 상권의 매출은 17.3%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영등포소방서 근처에 백화점과 문화공연시설 등이 생기면서 상권이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마포구와 동작구 역시 각각 13위에서 11위로, 10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마포구의 경우 특히 미용실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는데, 서울가든호텔 주변 상권 미용실 매출은 4년 전에 비해 18.2배, 홍대입구역 앞 역시 17배 늘었다. 동작구는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들이 몰린 동작경찰서를 중심으로 편의점 업종(20.2배)과 김밥ㆍ분식업종(7.8배)에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비교적 짧은 준비기간과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보니, 취업자 4명 가운데 1명이 자영업자 일만큼 우리나라 자영업 종사자 수는 많은 편이다. 하지만 평균 폐업률이 85%에 달해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는 미리 과밀업종과 유망업종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창업자 대상 컨설팅 업체인 윈스로드 경제연구소 장수진 대표는"막연히 어느 업종이 잘 된다는 소문에 별 검토 없이 따라 하기보다는 유동인구, 주변의 동종업체 수 등을 잘 따져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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