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LG 감독의 '야심작'이 위용을 드러낼 조짐이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정현욱(35)이 시범경기 첫 세이브를 거두며 2경기 등판 만에 자존심을 되찾았다. 재활을 마치고 12일 NC전에 첫 등판한 마무리 봉중근(33)도 건재한 모습을 보여 LG의 '필승 공식'이 모두 정상 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모습이다.
정현욱은 13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에 1-0으로 앞선 8회 등판, 2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요리하고 세이브를 수확했다. 지난해 4년간 28억6,000만원에 LG로 이적한 이후 공식 경기 첫 세이브다. 지난 9일 친정 팀 삼성과의 첫 등판에서는 1이닝 동안 홈런을 포함해 3안타 2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날은 안정된 구위를 보였다.
LG의 '불펜 세우기'는 숙원 중 하나였다. LG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철옹성 같은 불펜을 자랑하던 팀이었기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지난 10년 동안 상전벽해를 실감해야 했다. 94년 우승 당시 선발 투수도 훌륭했지만 강봉수, 차동철, 민원기, 차명석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의 조화가 막강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97년에는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향한 이상훈(고양 원더스 코치)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주축 선수들의 은퇴와 이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불펜은 급격하게 허물어졌다.
지난해 봉중근이 마무리로 돌아서면서 유원상이 가세한 불펜이 근래 들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 받았다. 여기에 정현욱이 화룡점정을 이룬 올 시즌 불펜은 한층 더 두터워졌다. 봉중근은 "올 시즌에는 타선이 3점만 뽑아 주면 이길 자신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한편 LG는 0-0으로 맞선 7회 7번 김용의의 결승 좌월 2루타로 1-0으로 앞선 뒤 9회 1번 이대형의 좌전 적시타와 상대 실책에 편승해 3점을 추가해 4-0으로 승리했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향한 LG 우규민은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합격점을 받았다. LG는 시범경기 2승(1무1패)째, NC는 2승2패가 됐다.
삼성-두산(대구)전과 KIA-SK(광주)전, 넥센-롯데(부산)전은 비로 취소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