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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할리우드 상대 소송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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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할리우드 상대 소송 검토

입력
2013.03.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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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아르고'를 비롯, 수 편의 할리우드 영화 제작진을 상대로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 영화가 이란을 왜곡, 묘사했다는 이유에서다.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프랑스 변호사 이자벨 쿠탕 페이레를 선임해 '이란 혐오증'을 부추긴 할리우드 영화들에 대한 소송을 논의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10일 테헤란에서 '할리우드의 거짓말' 콘퍼런스를 열고 "아르고는 국제적 문화기준 위반"이라는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쿠탕 페이레는 "이란의 국가 이미지를 왜곡한 할리우드 영화로부터 이란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탕 페이레는 '카를로스 자칼'로 더 잘 알려진 베네수엘라 출신 테러리스트 일리치 라미레즈 산체스의 아내다. 산체스는 1975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빈 회의 인질극 등 신출귀몰한 국제테러를 자행하다 1994년 붙잡혀 종신형을 선고받고 프랑스 파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산체스의 변호를 맡은 쿠탕 페이레는 2001년에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후 산체스와 교도소 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란 언론은 쿠탕 페이레가 반시온주의자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아르고는 1979년 이란 대학생들이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에 난입해 직원들을 444일간 억류한 인질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이란 당국은 아르고가 "이란인들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전형화한다"고 비판했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같은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작전 참모' 제작에도 나섰다.

아르고 외에 스파르타 군인 300명이 이란의 옛 국호인 페르시아의 100만대군을 무찌르는 내용의 영화 '300', 이란인 남편을 따라 이란에 갔다가 고초를 겪는 미국인 여성 이야기인 '솔로몬의 딸', 이란 국기가 찢기는 장면이 나오는 '더 레슬러' 등도 소송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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