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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 가입자 뺏어오자" 영업정지 기간에 되레 보조금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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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 가입자 뺏어오자" 영업정지 기간에 되레 보조금 치솟아

입력
2013.03.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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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과도한 휴대폰 보조금 지급으로 이동통신 3사가 돌아가며 66일 동안 당한 영업정지가 13일 모두 종료됐다. 하지만 영업정지 기간에 보조금은 줄어 들지 않고 거꾸로 100만원까지 치솟아 정부의 제재를 무색하게 만드는 등 시장은 더 혼탁해졌다는 평가다.

결국 청와대가 나서 불법보조금 근절방안 마련을 지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현재 이동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휴대폰 보조금은 최대 27만원. 하지만 이번 영업정지 기간 동안 보조금은 무려 100만원까지 뛰었다. 타사 영업정지 기간에 최대한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해 보조금을 늘린 결과, 삼성전자 '갤럭시S3', LG전자 '옵티머스G', 팬택 '베가R3' 등 100만원 안팎의 최신 고가 스마트폰이 사실상 공짜 지급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 결과 1월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3사의 영업정지기간 동안 77만명이 번호이동으로 움직였다. 가장 먼저 1월7일부터 30일까지 24일간 영업정지를 당한 LG유플러스는 이 기간에 14만여명을 경쟁사들에 번호이동으로 빼앗겼다. 1월31일부터 2월21일까지 22일간 영업정지를 당한 SK텔레콤은 이 기간에 34만5,000여명이 빠져 나갔고, KT는 2월2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28만명을 잃었다.

그렇다 보니 이동통신사들은 잃어버린 가입자를 만회하려고 타사 영업정지 기간에 보조금을 집중적으로 사용했다. 오히려 영업정지가 보조금 경쟁을 부추긴 셈이다. 66일간 전체 성적표를 보면 ▦LG유플러스는 15만6,000여명이 늘어난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9만1,000여명, 6만5,000여명이 줄었다.

업계에선 영업정지 제재 자체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순차 영업정지는 영업정지 이전과 직후에 손실을 보충하려고 결과적으로 과도한 보조금을 쓰게 만든다"며 "영업정지가 과연 제재로서 실효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보조금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조금은 오로지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제도로 장기 가입자에게도, 소외계층에게도 전혀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동통신사들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유발, 요금인하와 서비스 개선을 막는 장애물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동통신사들은 2008년 이후 매년 보조금 포함 6조원 안팎의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으나, 늘어나는 가입자는 연 평균 200만명에 불과하다. 다만 보조금을 없앨 경우, 비싼 단말기가격을 고스란히 가입자가 떠안아야 하므로 소비자에겐 큰 부담이 된다.

때문에 휴대폰 제조사들의 출고가격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만 없애고 휴대폰 가격을 그대로 두면 소비자들만 피해를 본다"며 "범 정부 차원에서 보조금을 없애고 휴대폰 출고가를 낮추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방통위는 14일 전체 회의를 열어 영업정지 중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한 이동통신사들에게 추가제재의 일환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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