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한번 체험해 볼까." "클라우드? 그게 뭐죠?"
갑작스런 제안에 인턴기자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클라우드는 최근 IT 분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지만, 정확한 개념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인터넷이든 스마트폰이든 IT기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도 알게 모르게 대부분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다. 예컨대 집에서 만든 레포트나 영상을 USB 메모리가 아닌, 자신의 이메일 계정에 저장해, 필요할 때 마다 꺼내 보는 것이야말로 대표적인 클라우드 활용이다. 클라우드란 영화 사진 음악 등 각종 콘텐츠를 가상의 서버에 저장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별도의 저장장치도 필요 없고, 단말기 하나만 있으면 족하다.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대두된 클라우드 서비스는 대체 얼마나 우리 생활에 들어왔을까. 또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인턴기자와 각자의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일주일 간 체험에 나섰다.
실시간 문서 작성 및 수정
첫날, 문서공유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해 취재 노트를 만들었다. 드라이브는 구글 G메일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문서작성 프로그램인 한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설치돼 있지 않은 스마트폰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공유문서를 만들면 특정 인터넷 주소가 부여된 문서가 생기는데, 각자의 스마트기기로 접속해 취재 내용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취재내용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한 뒤, 초안을 공유문서에 올렸다. 인턴기자는 이를 곧바로 확인해 사실과 다른 부분을 빨간 색으로 표시하고 문서 안에 의견을 남겼다. 나는 이를 반영해 최종 기사를 탈고했다. 파워포인트, 논문 등 하나의 문서를 완성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 드라이브 서비스는 확실히 요긴했다. 또 각자 만든 부분을 한 사람이 취합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게 된다.
일정 및 주소록 공유
취재일정 및 취재원 연락처도 공유도 편리했다. 내가 속한 팀의 인원은 총 3명. 수백개의 전자업체와 통신사,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취재하려면, 팀원 전체가 같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매번 서로의 일정을 조정하는 일이 보통이 아니었다. 하지만 포털 다음이 제공하는 캘린더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서는 일정 공유가 간편해졌다. 절차도 스마트폰에 연동된 각자의 이메일 계정을 캘린더에 등록하는 일 한번이면 됐다. 예컨대 취재원과 약속을 잡고 스마트폰 캘린더에 저장하면, 다른 팀원들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한가지 걱정은 개인일정까지 공유되지 않을까 하는 점. 하지만 서비스에서 설정을 통해 구분하면, 개인일정은 절대 남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취재원 주소록 역시 구글 G메일에 별도 계정을 만든 뒤 팀원들의 계정을 등록하자, 각자가 갖고 있던 취재원 연락처를 공유할 수도 있었다. 각종 단체에 소속돼 일정과 모임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요긴할 만 했다.
독서도 어디서나 가능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인턴기자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했다. 아침 출근시간을 활용해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를 구글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서 전자책으로 다운받아 보기 시작한 것. 그는 태블릿PC를 활용했는데, 하루는 시간에 쫓겨 단말기를 집에 두고 나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실행, 방금 전까지 읽던 페이지 뒷부분을 이어서 볼 수 있었다.
또 취업을 앞두고 원서 접수로 바쁜 만큼 '네이버 오피스' 서비스를 통해 자기소개서도 수정했다. 네이버 오피스는 구글 드라이브와 같은 문서공유용 클라우드 서비스다. 원서접수 마감을 앞두고 등굣길에 오른 그는, 자기소개서 초안에 추가할 부분이 떠올라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바로 내용을 수정했다. 특히 네이버는 자기소개서, 레포트 등 각종 문서 양식까지 갖추고 있어 갑작스럽게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네티즌들에게 유용했다.
편리한 이면에 악용 우려도
일주일 간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기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새로운 앱을 설치하고 그 기능에 익숙해지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일부 우려됐다. 예컨대 미국에선 학생들이 자신의 제출과제가 담긴 폴더에 링크를 걸어 과제제출 시한을 넘긴 뒤에도 레포트를 수정하는 등 악용 사례도 발견됐다. 또 최근 에버노트, 드롭박스 등 미국의 유명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해킹시도가 나타나는 등 개인정보 및 콘텐츠에 대한 안전성 우려 역시 나오고 있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구름처럼 아직 우리에겐 낯선 클라우드 서비스였다. 모든 문명의 이기가 그렇듯, 그 편리함 뒤에 부작용 역시 잘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이보라 인턴기자 (서강대 수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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