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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짖는 개는 물지 않아"… 北 위협 속에도 예년 수준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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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짖는 개는 물지 않아"… 北 위협 속에도 예년 수준 훈련

입력
2013.03.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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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는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11일 예정대로 개시됐다. 북측이 올해 유난히 극성스러운 수사(修辭)를 동원해 반발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같은 외부 압박에 맞서 김정은 정권이 내부 단속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21일까지 진행되는 올해의 키 리졸브 연습은 사실상 예년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군 당국에 따르면 올 훈련에는 한국군 1만여명과 미군 3,000여명이 참가한다. 북한의 남침 등으로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졌을 때 해외에서 들어오는 미 병력과 무기를 한반도 전방 지역까지 신속히 이동시키는 절차를 숙달하는 연습인 만큼 미군 가운데 2,500여명은 하와이 태평양군사령부 등 한국 밖에서 증원된다. 종전과 다른 것은 2015년 말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앞두고 처음으로 한미연합군사령부 대신 합동참모본부가 작전 계획의 수립과 실천을 지휘한다는 사실뿐이다. 합참 관계자는 "연습 규모나 내용은 예년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북한이 키 리졸브 연습을 '북침 훈련'이라고 규정하며 비난한 것도 반복돼 왔다. 2009년 북한군 총참모부 명의로 '한반도는 지금 전쟁 상태'라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듬해 연습이 시작되자마자 비핵화 중단과 군사대화 단절을 선언했다. 2011년에는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성명을 통해 '서울 불바다', '무자비한 대응' 운운하며 협박했고, 지난해에도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내 "강력한 타격 수단으로 쓸어버리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올해 한층 높은 수위의 악다구니를 퍼붓는 배경에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게 군 안팎의 추측이다. 먼저 지난해 말 장거리 로켓 발사와 올 초 3차 핵실험의 잇단 성공으로 한껏 고무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 참에 유엔 제재를 주도한 미국과 각을 세워 대내 결속력을 강화하고 집권 기반 역시 굳히려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을 볼모로 대미 협상력을 키우고 전쟁 공포와 반미 감정을 고조시켜 연습 자체를 중단시키려는 속셈이라는 의견도 있고, 도발 명분 축적을 위한 술책의 하나라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 대북 감시ㆍ대비 태세를 강화한 상태다. 그러나 한반도 안보 위기가 실제보다 과장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 고위 관계자는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공격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달려든다"며 "전쟁 도발의 기본은 기습"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잇단 위협 발언들이 자동으로 도발 징후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당초 키 리졸브 연습과 연계된 야외기동 훈련 '독수리' 연습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오지 않을 것으로 안다"며 "미군도 강경 일변도의 대응을 자제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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