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간 지역 아마추어 미술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온 '충남미술대전'이 중단 위기에 놓였다. 한국미술협회 충남지회가 내분으로 파행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미술협회 충남지회(충남미협)에 따르면 지난해 임원선거 위법과 협회 내분으로 지회장이 직무정지된데 이어 업무인수인계 미비로 올해 미술대전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충남미협은 지난해 6월 열린 제42회 충남미술대전 공모사업비 4,000만원에 대한 정산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9월 지출사업비에 대한 정산서를 충남도에 제출했다. 그러나 도는 정산서의 기초자료의 미흡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7일까지 보완을 통보했다. 협회가 제출한 정산서에는 심사비의 경우 540만원에 대한 지출품의서와 지출통장 사본, 지출결의서 등 관련 증빙자료가 누락됐다. 또한 1,400만원이 소요된 인쇄물 제작업체의 지출결의서와 견적서, 사업자등록증 사본 등 기본적인 근거자료를 갖추지 않았다.
충남도 문화예술과 김명선 주무관은 "정산을 위해 미비한 자료의 보완을 요구했지만 협회의 내부사정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보조금 환수 등 행정조치 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회는 올해 미술대전 일정 확정과 사업비 보조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년 사업에 대해 정산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해 사업에 대한 보조금 신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지회장 선출을 둘러싼 내분으로 회원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치러진 선거에서 일부 회원이 당시 현남주 지회장의 선거절차에 대한 하자와 협회 정상화 등을 이유로 법원에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에 법원은 선거절차에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를 인정, 지회장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직무정지 이후 현 지회장이 업무인수인계를 하지 않고 연락을 끊으면서 협회는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재수(46) 지회장 직무대행은 "직무정지 이후 현남주 지회장은 본인이 집행한 보조금과 협회재산의 사용근거를 내놓지 않고 연락도 끊었다"며 "미술대전이 신인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하면서 수십년 전통을 이어왔지만 협회 잡음 해소를 위해 올해는 개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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