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코리아에 이어 강원 춘천시에 또다시 5조원대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계획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강원도에 따르면 현일산업개발은 46억 달러(한화 5조600억원)를 투자해 춘천에 미래형 복합단지인 '그린플렉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린플렉스 프로젝트는 727만㎡(219만9,175평)에 친환경농업단지와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지, 영화산업단지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사업이다. 서울과 1시간대 거리인 춘천의 장점을 살려 단지 내 3,000여 가구로 이뤄진 '제로하우스 그린빌리지' 등 주거시설을 조성하고, 국제 교육기관도 유치할 예정이다. 업체 측은 부지 물색이 끝나는 대로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지난 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과 데이비드 장 미국 공화당 하와이주의회 의장, 존 김 골드만삭스 투자총괄 한국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최문순 지사가 자리를 함께해 강원도가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현일산업개발은 총 사업비 4조6,000억원 가운데 20억 달러(한화 2조2,000억원)를 골드만삭스사 등이 투자하고 나머지 부족한 재원은 분양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이 성사될 경우 벌써부터 중도에 조성되는 레고랜드 코리아와 함께 춘천을 상징할 아이콘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춘천에서는 주말 내내 '광판리 일대에 매머드급 특구가 조성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하지만 인허가를 담당할 강원도와 춘천시는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까지 부지확보가 이뤄지지 않았고, 투자자 확보방안도 구체적이기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계획은 그럴 듯 하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1년 봉명리에 첨단부품단지를 조성하려던 일본업체가 투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등 첫 삽을 뜨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는 사업도 심심치 않았다.
또한 일각에서는 "한국의 혁신성과 미국의 자본이 협력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는 투자자들의 반응을 '립 서비스'정도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강원도 외자유치 부서의 한 실무자는 "아시아 투어 중인 부시 전 대통령 방한 일정에 맞춰 프로젝트가 발표되다 보니 다소 급조된 느낌"이라며 "부지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아직까지는 투자제안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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