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내정자가 "2% 물가 인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11일 밝혔다. 내달 정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하겠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구로다 내정자는 이날 참의원 운영위원회에서 가진 소신 표명 및 질의응답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건 2% 물가목표와 관련해 "현재 상황에서는 2% 물가 목표 달성은 어렵다"면서 "당연히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로다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와 함께 정부의 대처도 기대한다"며 "정부의 실수요 창출에 따른 소비와 투자 확대로 임금, 고용 상황이 개선되면 물가가 오르는 선순환으로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가 2% 상승 목표는 "획기적"이라며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도 했다.
구로다는 "(취임하면) 금융완화의 구체적인 조치를 조기에 심의해 결정하고 싶다"며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대담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현재 금리를 더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로다는 "일본은행은 지난 15년간 일본 경제를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시키는데 실패했다"며 "일본은행이 매입하는 일본국채보다 만기가 더 긴 국채를 사들이면 효과적으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내정자는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 회피 수단으로 스왑 등 파생상품 매입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심스럽게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스왑,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이 잘못 운용될 경우 대형 증권회사나 은행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시장에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한 전략으로, 실제 거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로다 내정자는 19일 사임키로 한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현 총재의 후임으로 이날 의회 비준 절차에 따라 소신을 표명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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