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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필하모닉 "나치 위해 연주했다" 뒤늦은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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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필하모닉 "나치 위해 연주했다" 뒤늦은 고백

입력
2013.03.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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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관현악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나치 정권을 위해 연주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했다.

빈 필하모닉은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1월 1일 전세계로 방송되는 신년음악회가 1939년 나치 정권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에 헌정하는 연주회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악단 측은 이제까지 42년 연주회가 초연이라고 주장해왔다.

빈 필하모닉은 38년 유대인 단원을 전원 해고했으며 42년에는 단원 123명 중 60명이 나치 당원이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쫓겨난 유대인 중 5명은 이후 강제수용소나 유대인 격리지역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45년 나치 정권이 패망했을 때도 나치 당원이라는 이력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떠난 이는 10명에 불과했다.

빈 필하모닉은 38년 나치 정권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이후 나치와 유착 관계를 이어왔다는 비판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 악단은 이제까지 "빈 필하모닉은 민간단체이므로 일반에 기록물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비판이 계속되자 1월 역사학자들에게 2차대전 전후 악단의 역사를 조사하도록 했다.

빈 필하모닉은 독일∙오스트리아 합병 75주년인 12일 추가 사실을 공개할 계획이다. 미스터리로 남았던 '시라흐 반지 증정 사건'의 전모도 이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악단은 42년 빈을 통치했던 나치 지도자 발두르 폰 시라흐에게 명예 반지를 증정했으며 그가 전범으로 20년 간 복역한 뒤 출소하자 같은 반지를 만들어 다시 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빈 필하모닉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온 하랄드 발서 오스트리아 의원은 "너무 늦었지만 환영한다"면서도 "(나치와 관련한) 오스트리아의 자기 인식에 얼마간의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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