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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미국 프로풋볼)이 테니스를 죽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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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미국 프로풋볼)이 테니스를 죽였는가

입력
2013.03.1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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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자 테니스가 동네북 신세로 전락한 것은 오래된 과거다. 4대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은 지는 벌써 10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 지난해 은퇴한 앤디 로딕(31)이 2003년 US오픈 정상에 오른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그 사이 메이저 챔피언은커녕 결승진출만으로도 빅뉴스가 될 만큼 우승 갈증은 더해갔다. 로딕의 2009년 윔블던 결승이 그나마 마지막이었으니.

미 CNN이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미프로풋볼(NFL)이 남자테니스를 죽였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해법을 찾으려 했으나 네티즌들은 톱10 랭커에 단 한 명의 이름도 올리지 못한 상태에선 연목구어에 불과하다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톱10을 장식한 선수 국적을 보면 유럽이 9명, 남아메리카 출신이 1명이다.

지금은 변방으로 쫓겨난 신세지만 미국 남자테니스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황금 세대'를 구축해 세계를 지배했다. 랭킹 1위에만 모두 6명이 이름을 올렸다. 로딕이 2003년 당시 22세의 나이로 US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그 해 11월 1위에 오를 때 만 해도 미국 테니스는 해가 지는 줄 몰랐다. 전문가들은 로딕이 피트 샘프러스와 안드레 애거시, 존 매켄로, 지미 코너스의 뒤를 이을 거라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오히려 그것이 정점이었다.

CNN은 전문가들에게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 인가라고 물었으나 미래 역시 별반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답이 돌아왔다.

매켄로(55)는 "다른 나라에선 최고의 선수들이 테니스에서 활약하지만 우리는 풋볼과 농구 등 타 종목에 인재들을 빼앗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어린이들이 테니스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경기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테니스를 떠나 풋볼, 농구, 야구 등으로 종목을 갈아탄다"고 말했다. 매켄로는 "테니스에 대한 접근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로 이야기 하기는 쉽지만 실행은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에서 열리던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2개 대회가 올해부터 브라질과 콜롬비아로 넘어갔다.

세계적인 테니스 아카데미 IMG를 운영하고 있는 닉 볼리티에리(82)는 '비용 과다 문제'를 들었다. 그는 고교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기 위해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ATP 랭킹 163위까지 끌어올려야 지금까지 투자 금액 대비 손익분기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NFL선수 평균 연봉이 140만달러(15억원)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부모입장에선 자녀가 NFL무대에 입성하기까지 단 1센트도 집에서 보태지 않는 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난한 집안 부모일수록 메이저리그 4년 동안 2,500만달러가 적힌 계약서나 혹은 르브론 제임스(NBA)의 8,000만달러 계약서를 본다면 자녀들을 그쪽으로 진출 시키려고 애쓰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CNN은 존 이스너(28ㆍ15위)와 라이언 해리슨(21ㆍ73위)을 거론하며 희망을 이야기 했다. 로딕 은퇴 이후 미국 넘버원이 된 이스너는 노박 조코비치(26)와 로저 페더러(32)를 꺾은 전력이 있음에도 메이저대회 8강을 뛰어넘은 적이 없다. 키 207cm 장신을 앞세운 강력한 서브와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주무기로 통산 단복식 8개의 타이틀을 따냈다. 지난해는 런던올림픽과 데이비스컵에서 미국 대표주자로 활약했다.

볼리티에리는 그러나 "이스너가 기량 부족으로 메이저대회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큰 키 때문에 풋워크가 잘 안돼 경기에 지장을 준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리슨 형제를 주목했다. 키183cm에 몸무게 82kg인 형 라이언이 좋은 체격조건을 갖췄다며 기대주로 평가했다. 하지만 라이언 역시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2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다. 동생 크리스티안(19ㆍ392위)은 프로 데뷔 전이지만 '미래 가치주'로 평판을 쌓아가고 있다.

이스너와 라이언은 그러나 10일 열린 ATP 마스터스 시리즈 인디언웰스 오픈 2라운드에서 각각 레이튼 휴이트(32ㆍ호주)와 라파엘 나달(26ㆍ스페인)을 맞아 1-2(7-6 3-6 4-6), 0-2(6-7 2-6)로 무너졌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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