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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 위협발언을 "엄포" 평가절하… '대화 5원칙'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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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 위협발언을 "엄포" 평가절하… '대화 5원칙' 공개

입력
2013.03.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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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핵 공격 등 북한의 위협 발언을 실질적 위협으로는 보지 않으면서도 이를 군사 도발 가시화의 신호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북한의 위협을 동시에 평가절하했다. 백악관은 미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국무부는 최근 북한의 발언을 과거의 위협과 동일선 상의 것으로 간주했다. 국방부는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실전 배치된 요격미사일 GBI를 언급한 사실이다. 2010년 현재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기지에 30기가 배치된 GBI는 북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경우 태평양 상에서 파괴할 수 있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미국 정부뿐 아니라 군사 전문가들도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을 허풍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이 군사 대응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는 증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전직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군부 내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도발할 가능성을 놓고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권을 위협받는 정도만 아니라면 한국과의 포격전 정도는 김정은에게 도리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최근 상황이) 지금까지 봐온 것 중 가장 나쁘다"며 "이는 강경파 특히 군부가 북한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최선의 정책은 현재처럼 도발에 제재를 가하며 핵무기 소형화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지연시키는 것"이라며 "미국의 정책(목표)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에 있다"고 말한 것도 주목된다.

이날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북한청문회에 참석한 데이비스는 "미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대화 5원칙을 공개했다. 다섯 가지 원칙은 최근 미국 정부에서 '전략적 인내'의 수정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5원칙 중 첫째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약속한 9ㆍ19성명이 유효하고 비핵화가 정책 목표임을 강조한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북한이 나쁜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 번째 원칙은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는 것만으로는 보상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이 세번이나 북한에 보상을 하고 대화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한 경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비스는 네 번째 원칙으로 북한이 주변 국가에 도발하는 것을 미국이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을 들었으며 북미 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뀌려면 남북관계와 인권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마지막 원칙으로 제시했다. 마지막 원칙은 박근혜 정부의 남북 대화를 지켜보되 미국이 먼저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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