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이 8일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측이 문 후보에 대한 지원의 조건으로 안 전 교수를 미래 대통령이라고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전 교수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면서 양측의 공방은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문 전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안 전 교수가 후보를 사퇴한 뒤 이런 황당한 요구를 하는 바람에 지원을 끌어 내는데 열흘 가량이 걸렸다"고 전했다. 문 전 후보 측은 "안 전 교수 측은 완전히 새로운 정당의 설립 추진을 포함해 A4 용지 한 장 정도에 달하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오간 요구가 공개되면 안 전 교수는 정계를 은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 전 교수 측은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며 "상식적으로 미래의 대통령 같은 요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은 앞서 단일화 과정의 뒷이야기가 불거져 나오면서 불이 붙었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7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 전 교수가 문 전 후보에게 '민주당에 입당할 테니 후보직을 양보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문 전 후보가 거절했다"는 단일화 비화(秘話)를 공개했다. 하지만 문 전 후보 측은 "입당론을 줄곧 정치음해라고 주장해 온 안 전 교수가 그런 제안을 했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은 안 전 교수의 귀국이 다가오면서 더욱 첨예해 지는 양상이다. 안 전 교수는 11일 귀국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주당에서 집중 제기되는 '안철수 책임론' 등에 대해 소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후보 측은 이에 맞서 단일화 협상 과정의 속기록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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