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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노원병은 아니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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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노원병은 아니올시다"

입력
2013.03.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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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ㆍ24 재보선 때 서울 노원병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둘러싸고 야권 안팎에서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였던 안 전 교수가 '억울하게 의원직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진보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을 접수하려는 것은 도의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안 전 교수가 노 전 의원의 양해를 받은 것처럼 흘린 것은 "비겁한 구태정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비판의 배경에는 노원병 보선의 특수성이 있다. 노 전 의원은 '삼성X파일' 과 관련, 삼성그룹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의혹이 있는 전·현직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것이 실정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야권은 "노 전 의원이 사회정의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관련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거법 위반 사건 등으로 재선이 치러지는 충남 부여·청양, 부산 영도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새 정치 기치를 내건 안 전 교수가 상식사회를 만들려다 좌초한 노 전 의원의 지역구를 접수하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가 이 지역에 출마 의사를 밝힌 직후부터 야권 내에서는 "대선주자가 야권 지역에 출마하는 것은 너무 쉬운 길을 가려는 것"이라며 부산 영도 출마론이 제기됐다. 특히 무소속 송호창 의원이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교수의 노원병 출마 사실을 밝히는 과정이 명분 쌓기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송 의원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안 전 교수가 노 전 의원과 1시간 전에 통화했다고 공개했으니 사람들은 노 전 의원이 양해했다고 생각할 것 아니냐"며 "아주 얄팍한 트릭을 쓴 것으로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유명한 정치인도 출마 선언은 본인이 직접 한다. 급했으면 빨리 귀국했어야지 왜 그렇게 서둘렀는지 모르겠다"며 " '타이밍 정치'를 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진보정의당이 이날 노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를 전략 공천하면서 안 전 교수와 금배지를 다투게 됐다. 이정미 대변인은 "김씨는 여성운동가, 노동운동가, 인권활동가 출신"이라며 "사법부의 부당한 판결을 국민법정 앞에 세우는 이번 선거의 의미를 가장 잘 실현할 후보"라고 밝혔다. 이어 "안 전 교수가 이번 선거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고 협의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출마 입장을 밝힌 것은 야권연대 가능성을 먼저 닫아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오는 10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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