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줄기세포 논문 17편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된 강수경 서울대 수의대 교수에 대해 징계위원회가 해임 결정을 내렸다. 2006년 논문을 조작한 황우석 전 교수에 대한 파면 처분 이후 서울대가 내린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다.
서울대 징계위원회는 "강수경 교수의 연구부정행위 징계심의 결과 연구부정이 심각하고 의도적이며 반복적이라는 점에서 해임 처분을 오연천 총장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총장이 결재해야 해임이 확정되지만 결론이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해임이 확정될 경우 강 교수는 3년간 공직(국립대 교수 포함)에 임용될 수 없으며 퇴직금도 삭감된다.
강 교수의 논문조작 논란은 지난해 5월 미국의 한 학술지가 '강 교수의 논문 14편이 조작됐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검토한 후 논문 게재를 철회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최초 의혹이 제기된 14편을 포함해 연구부정 제보가 있었던 총 17편의 논문을 검증한 결과 17편 모두 사진중복 등 조작이 있었고 강 교수가 직접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1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 중 징계시효 2년 내에 발표된 논문은 6편이다. 강 교수는 이 과정에서 위원회의 이의를 제기하며 재의를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강 교수의 조작된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한 강경선 수의대 교수는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엄중경고'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는 않았다.
지난달 정치외교학부의 김모 교수가 논문표절로 사직한 데 이어 강수경 교수도 중징계에 처해지면서 보직교수들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홍기현 교무처장은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한 이공계 교수는 "학생들에게 수도 없이 학자의 양심을 지키며 살라고 강조했는데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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