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혐의가 드러나면 가장 강력한 제재를 내리겠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과 관련해 일단 사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한선교 KBL 총재는 8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가 끝난 뒤 "누구 말이 진실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강 감독에 대한 조사는 어제 시작됐고 앞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 감독을 현역 때부터 봐왔지만 조작에 연루되지 않았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감독이 승부 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나온다면 가장 강한 제재를 내릴 수밖에 없다"며 영구 제명을 거론했다.
강 감독은 전날 오후 2시께 의정부지검에 출석, 12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그 동안 확보한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강 감독이 브로커 최 씨 등에게 돈을 받고 실제 승부조작에 관여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강 감독은 출석 당시 "최씨와는 10년 전부터 알아온 사이라 금전 거래는 있었지만 승부조작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이 확보한 관련 증거 자료에 대해 제대로 해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강 감독에 대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KBL은 그러나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한 총재는 "강 감독의 인생과 명예가 걸린 상황이고 가족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며 "다만 강동희 감독이 검찰에 소환돼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짧게는 검찰의 조사 결과, 길게는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오프가 취소되는 등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추측에 대해서는 "리그는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안준호 KBL 경기 이사는 "우선 각 구단이 다시 한 번 승부 조작에 대해 선수단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하기로 했다"며 "이전에 승부조작 사례가 나온 야구와 축구, 배구의 사례를 파악해놨다. 앞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맞춰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고 리그는 중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긴급 이사회에는 강 감독의 소속 구단인 원주 동부의 성인완 단장을 제외한 9개 구단 단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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