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타게 되면, 기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주제로 이어지는 대화는 대개 자신들의 고된 노동에 대한 대가가 충분하지 못해 생활이 어렵다는 기사님들의 푸념으로 끝난다. 개인택시이건 회사택시이건 기사님들의 사회적 처우가 충분치 않다는 것에 대해 나도 동의한다. 매일매일 사납금을 채워야 하는 회사택시 기사님들의 여건은 훨씬 좋지 않다. 그래서 택시업계는 택시도 대중교통에 포함시켜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의 수혜를 받고 싶어 한다. 연료비 할인이나 버스전용차로 주행 허용 등이 그런 것들이다. 나처럼 밖에서 늦게까지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택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사실 지하철이나 버스 요금에 견주면서 택시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미터기에서 요금이 올라갈 때마다 가슴이 바짝바짝 타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택시를 마음 편하게 타는 나만의 심리 전술을 고안했다. 그것은 택시를 탈 때마다 택시기사님께 기부를 한다는 생각을 하자는 것이다. 일부러 자기 수입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적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도 두 군데 정도 하고는 있지만, 택시를 탈 때에도 기부를 한다는 생각을 하고부터는 미터기 요금이 올라가는 것에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부도 하고 편하게 목적지에도 갈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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