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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국내시장서 '위기'

입력
2013.03.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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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가 위태롭다. 새해 들어 국산차는 내수판매가 뒷걸음치는 데 비해, 수입차는 파죽지세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수입차 시장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차 3총사(BMW 벤츠 폴크스바겐)의 판매량은 이미 쌍용차와 르노삼성을 넘어섰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1만556대.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국내 3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지엠(8,785대)을 능가하는 실적이다.

수입차의 2월 판매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14.8%나 늘어난 것. 반면 2월 국산차 내수판매는 12% 감소했다. 국산차는 뒷걸음질치고, 수입차는 앞으로 달려나가는 형국이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작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한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올 1~2월 12%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1~2월 내수판매가 급락한 이유를 전반적 경기부진에다, 작년 말 개별소비세 인하종료가 겹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수입차도 같은 조건이어서, '국산차 후진-수입차 약진'을 설명하는데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값도 비싸고, 사고나 고장 시 수리기간은 2배나 길고, 부품비는 무려 5배 가까이 된다. 그런데도 수입차가 잘 팔리는 건, 수입차 자체에 대한 매력 못지않게 국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국내 완성차메이커는 현대 기아 한국지엠 쌍용 르노삼성 등 총 5개. 하지만 현대ㆍ기아차를 빼곤 워낙 소비자신뢰가 낮고 신차도 적다. 한 수입차 운전자는 "현대차가 좋은 건 알지만 매번 현대차만 타다 보니 피로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현대나 기아를 빼면 마땅히 고를 국산차가 없고 해서 결국 수입차를 타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국내 25개 업체가 400개 이상의 모델을 팔고 있다"며 "그 10분의 1분 수준인 국산차들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유럽연합(EU)등과 자유무역협정(FTA)체결로 가격도 과거보다는 내려가고, 저가 모델도 대량 출시됨에 따라, 이젠 30대 직장인들도 기꺼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됐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수입차 업체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조차 수입차에겐 독보다 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일본차 딜러는 "공정위 조사의 최종 목적이 수입차 업체들의 폭리를 근절하고 각종 가격의 거품을 빼는 작업이라고 본다면 결과적으로 수입차의 경쟁력이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1만대 이상을 팔아 치운 수입차 업계는 올해 판매 목표를 작년(13만대)보다 10%가량 많은 14만3,000대로 잡아 놓고 있다. 김기찬 카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업체들도 생산, 개발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서비스를 차별화 한다든지 해서 국내 자동차산업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피로감이 수입차 구매로 이어지는 걸 막으려면, 한국지엠 쌍용 르노삼성의 분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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