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7일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 모두가 본연의 소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국가 조찬기도회에 참석,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서민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로 안보도 위중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제대로 일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해 국정 파행 상태를 초래한 정치권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미래창조과학부 구상에 반대하는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대국민 담화에서 강공에 나섰던 것과 달리 설득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사심 없이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할 때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고 우리 국민에게 희망의 새 길이 열린다고 믿는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이유도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행복 시대를 열고 국민을 위한 희망과 봉사를 제 마지막 정치 여정으로 삼고 싶은 소망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신뢰와 믿음을 보내주셨는데 우리 정치권에서도 한번 대통령을 믿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그래서 잘못됐을 때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기초적 삶이 불안하지 않도록 만들고 각자 상황에 맞는 복지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고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믿는다. 저는 이 소임을 다하기 위해 오로지 국민의 삶을 챙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조찬기도회에는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해 박 대통령과 잠깐 조우했다. 문 위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여당에 재량권을 주시면 오늘이라도 잘 해결된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문 위원장 측이 전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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