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1980년대 연 40%가 넘는 이자가 붙던 상황과 비교하면 초라한 금리지만, 저금리시대에 이자를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는 서민들의 갈증이 그만큼 높았다는 증거다. 반응이 뜨겁자 일부 은행은 출시 하루 만에 기본금리를 더 올리는가 하면, 그간 구경만 했던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16개 은행에서 출시된 재형저축의 가입 계좌는 총 27만9,180개, 납입금액은 198억300만원에 달했다. 재형저축 잠재고객이 900만명으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만에 가입 가능 고객의 3.1%가 몰려든 것이다. 선두로 나선 곳은 우리은행으로 7만2,280계좌(54억8,500만원)를 텄다. 4.6%의 최고금리를 내놓은 기업은행은 6만6,000계좌(31억원)로 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출시 당일 성적이 공개되면서 최고금리 경쟁도 치열해졌다. 외환은행은 출시 이튿날부터 기본금리를 4.3%로 전날보다 0.3%포인트 인상하고 우대금리 0.3%포인트를 얹어 최고 4.6%를 주기로 했다. 광주은행도 역시 최고금리를 4.2%에서 4.6%로 전격 인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도 고시금리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은행권도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재형저축은 내주 14일이나 15일쯤 나올 것"이라며 "저축은행의 평균 적금 금리인 4.16%와 같거나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은행권처럼 신용카드 사용 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기본 금리 자체를 4% 초중반에 맞춰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보험사들도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나섰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금리는 4% 내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국세청 온라인 신청사이트인 홈택스는 재형저축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 신청이 폭주하면서 시스템이 상당 시간 마비됐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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