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 내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원내 지도부가 사퇴의 배수진을 치고서라도 교착 상태를 타개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3선인 김태환 의원은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나서지 않아 대통령과 총리만 있는 식물 정부 상태를 오래 끌고 있다"며 "대통령이 입장을 밝혔으면 거기에 부합하는 어떤 대책을 내놓거나 그렇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새 정부가 출범한지 열흘이 넘도록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는 것은 원내지도부로서 낙제점"이라며 "원내대표단 전원이 사퇴해서라도 현재의 대치 상황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트위터 글을 통해 "힘 있는 자가 양보하면 포용과 아량이 되지만 약한 자가 양보하면 굴종이 된다"며 "파트너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이날 진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통해 "국민과 야당에 설명하려는 저희들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새누리당 지도부가 총사퇴 한다는 각오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지도부 책임론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선 원내대표단의 사퇴가 협상 진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원내대표단이 물러날 경우 야당이 청와대와 직접 협상하겠다고 나설 텐데 그렇게 되면 더 문제"라며 "지금은 최대한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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