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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생필품 얻고… 기부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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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생필품 얻고… 기부도 하고…

입력
2013.03.0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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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요? 없으면 어때요. 기부자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만 받아도 충분합니다."

6일 오전 10시 강원 원주시 원동 주택가에 자리잡은 한 중소형 마트. 82㎡(25평) 남짓한 매장에 쌀과 라면, 과자류, 담요, 내의 등 생필품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문을 연지 20분 가량 지나자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밥상공동체 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참 좋은 할인마켓'. 지난달 26일 문을 연 이곳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전용매장이다. 65세 이상 노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200여명에게 생필품을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김문동 밥상공동체 복지재단 기획실장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때문에 소득이 적은 노인들과 차상위계층의 생활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며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무상기부 마켓을 열게 됐다"고 사업취지를 설명했다.

참 좋은 할인마켓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2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두 번씩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특별한 장날이 열리는 셈이다. 판매되는 물건은 모두 이마트 원주점과 롯데제과, 오리온 등 유통업체와 후원자들이 기부한 것 들이다. 밥상공동체 복지재단은 기부가 늘어나면 영업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이 매장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제품에 정해진 소비자 가격이 없다는 것. 손님 스스로 여유가 되는 만큼만 물건 값으로 기부하면 된다. 기부금은 사정이 어려운 또 다른 이웃들을 돕는데 사용된다. 만약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물건을 그냥 가져가도 된다.

이날 매장을 찾은 권모(74) 할머니는 손자에게 줄 로봇 장난감을 마련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에게 선물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던 그는 늦게 나마 할머니 역할을 한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의 짐을 덜었다. 권 할머니는 "우리 같은 노인이 돈이 있나. 손자에게 용돈도 못 줘 가슴이 아팠는데, 이곳에서 도움을 받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실장은 "자신의 처지도 힘들지만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달라며 물건 값 이상을 기부하는 손님들도 더러 있다"며 "요즘 나눔은 나눌수록 더욱 커진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후원 문의 밥상공동체 복지재단 (033)766-4933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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