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을 엄정히 검증하겠다"며 보 철거 가능성까지 내비쳤던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경과 보고서가 5일 채택된 가운데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전도사 역할을 했던 환경부 산하 기관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진 사퇴하지 않고 임기를 채우겠다는 인사도 있어 불편한 동거가 예상된다.
MB 정부의 대표적 4대강 전도사로 2011년 11월 국립환경과학원장에 임명될 당시 '4대강 보은인사' 논란을 야기한 박석순(56) 원장은 11월까지 남은 임기(2년)를 채울 예정이다.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박 원장은 2008년 1월 방송 토론에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으로) 선박을 운행하는 배의 스크루(프로펠러)가 돌면 산소가 공급돼 물이 깨끗해진다"는 논리를 펴 '스크루 박'이란 별명이 붙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어 스스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원장은 5일 전화통화에서 "(자진사퇴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위에서) 들은 얘기도 없고 정해진 임기를 다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대위에서 한반도대운하특별위원장을 맡아 'MB맨'으로 통하는 박승환(56)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조만간 자진 사퇴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임기(3년)를 채우고 연임할 때부터 '교체'를 전제로 했다는 후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시기상 이사장을 새로 공모하는 것이 부적절해 새 정부가 들어서 신임 이사장이 임명될 때까지만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청와대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4대강 사업 감사의 일환으로 공단이 발주한 36개 총인처리시설 설치사업에 대한 감사가 진행돼 사퇴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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