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신기하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하지만 “정말 깨끗해 질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던 게 사실. 250만원을 호가하는 탓에 ‘돈 있는’ 집에서도 어쩌다 한번 볼 수 있었던 제품. 구입에 엄두를 못 내던 일반 서민들은 “바닥청소는 원래 손 걸레질이 최고”라며 애써 자위하기도 했다.
‘로봇청소기’ 이야기다. 지난 2003년 4월 LG전자가 국내에 첫 선보인 로봇청소기가 어느덧 10년을 맞았다.
통상 로봇청소기 변천사는 1세대부터 지금의 5세대까지 나뉜다. 1세대가 단순 청소 위주였다면, 2005년경부터 나온 2세대는 ▦최고 10배나 강한 흡입력 ▦사람 손에 해당하는 ‘사이드브러쉬’ 장착 등으로 개선됐다. 가격은 1세대(249만원)보다 100만원 가까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그림의 떡’이었다.
2007년 초 출시된 3세대 제품은 유리와 같은 투명물질까지 감지할 수 있도록 ‘퓨전센서’가 탑재된 것이 특징. 여기에 에너지 방전 시 스스로 충전기로 돌아오는 첨단기능이 추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3세대 로봇청소기는 기능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가격은 70만원대까지 떨어졌다”며 “이 때부터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했다.
4세대(2008년)는 ▦중복청소를 막기 위해 청소공간을 구역으로 나누는 ‘지도기반 주행시스템’ ▦청소 중 문제가 발생하면 음성으로 알려주는 기능 등이 더해졌다. 1~4세대를 거치는 동안 사람으로 치면, 손도 생기고 지능도 발달하고 말도 하면서 더욱 똑똑해진 것.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5세대 로봇청소기는 눈까지 부착됐다. LG전자 ‘로보킹 듀얼아이 2.0’의 경우, 천장과 벽면을 촬영하는 상부 카메라와 바닥을 찍는 하부 카메라가 장착된 것. 이를 통해 청소기가 빈틈 없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정확한 이동거리를 산출해 준다. 여기에 ▦초극세사 걸레 ▦일상 대화 소음보다 낮은 48데시벨(dB)의 세계 최저소음 ▦구석먼지 청소를 위해 고정관념을 깬 사각형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또 한 차례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대신 가격은 6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현재 로봇청소기는 결혼할 때 ‘혼수 1순위’ 제품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앞으로 성장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국내시장에서 로봇청소기 판매량이 처음으로 30만대를 넘어서 전체 청소기 시장에서 12% 가량 차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연평균 1% 정도씩 꾸준히 성장해 2017년엔 판매량이 40만대를 넘어서 16%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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