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을 통한 경기회복을 추진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호응하는 움직임이 유통업 자동차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두툼해진 지갑을 열어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유통그룹 세븐&아이 홀딩스는 4개 계열사 직원의 기본급과 정기승급분을 각각 0.26%, 1.24% 인상키로 노조와 합의했다. 회사는 인상액을 노조가 없는 세븐일레븐 등 다른 계열사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54개 계열사에 5만3,000여명의 직원이 있는 이 회사가 기본급을 인상한 것은 2009년 이후 4년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의 호조로 2월 최고이익을 갱신했다”며 “위축된 소비심리를 개선하기 위해 임금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기본급 인상은 상여금 지급 등 일시적인 인상으로 생색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 이어 자동차ㆍ전기 업계의 임금협상도 본격화했다. 아베노믹스의 최대 수혜자인 도요타자동차 노조는 엔화 약세에 따른 채산성 호조로 5분기만에 영업흑자를 기록하자 정기 승급분 인상과 함께 임금 5개월 분에 해당하는 상여금 지급을 사측에 요구중이다. 일본 언론은 “이는 2.1% 임금인상 효과를 낸다”며 “회사가 수용할 경우 아베 총리가 주장하는 2% 물가 상승치를 넘게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3분기 4,200억엔의 영업이익을 낸 히타치제작소 노조는 올해 5.8개월 분의 상여금 지급을 회사에 요구했다. 이는 22년만에 최고치이다. 안경체인점 진스도 종업원 1,500여명에게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고 정사원 임금도 평균 6% 인상키로 결정했다.
나가하마 도시히로(永浜利広) 제일생명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이 1% 상승하면 민간소비는 0.54%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대기업의 임금인상은 경제성장의 선순환적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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