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이광준(58ㆍ새누리) 강원 춘천시장과 김영일(54ㆍ민주) 춘천시의회 의장의 복싱대결이 결국 무산됐다.
김 의장은 5일 "최근 들어 시 집행부와 의회의 의견이 계속 충돌하고 있다"며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며칠간 심사숙고 해 시장과의 권투시합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춘천시가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춘천시문화재단 운영 조례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 탓에 김 의장이 돌연 경기를 취소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와 시의회는 문화재단의 이사진 증원 및 선출방법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사전에 충분히 본인과 협의해 결정할 수 있었을 텐데 갑자기 김 의장이 성명으로 시합중단을 발표해 실망스럽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당초 두 사람의 대결은 9일 석사동 호반체육관에서 개막하는 '춘천 전국복싱선수권대회 및 제10회 전국생활체육복싱토너먼트'의 오픈경기로 예정됐다. 이 경기는 지난해 8월 시 집행부와 의장단이 함께한 자리에서 이 시장이 사각의 링 위에서 한판승부를 제안해 성사됐다. 특히 두 사람의 대결이 삼천동 어린이 회관 매각 등을 놓고 대립했던 춘천시와 시의회의 묵은 갈등을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그 동안 이 시장과 김 의장은 복싱체육관을 다니며 -65kg급에 맞추기 위해 몸을 만들어왔다.
대결이 무산되자 시민들은 '그래도 시민과의 약속인데 손바닥 뒤집듯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아쉽다'는 쪽과 '주먹대결이라는 일회성 흥미거리로 관심을 유발하기 보다 시민을 위한 정책으로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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