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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9> 귀한 삶, 미천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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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9> 귀한 삶, 미천한 삶

입력
2013.03.05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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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한다. 그러하기에,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그 나름대로의 인생 목표를 세워놓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행복에 대한 기준이 어떤이는 재물을, 어떤이는 권력과 명예를, 어떤이는 건강을 최우선 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각자 추구하는 방향도 모두 다를 것인데 사주(四柱)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것을 주요하게 추구하는지 알 수 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의 사주에서 정재(正財), 편재(偏財)가 신약하거나 극파 또는 공망(空亡)이며 유년운에서도 미약하거나 용신(用神)의 역활 또한 극히 미미하다면 평생에 걸쳐 재물과는 거의 인연이 없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이런 사주에 해당되는 분과 상담을 하게 되면 대부분 가장 중요한 질문이 재물과 관련된 내용으로써, 그 분들의 행복 첫 번째 요소 또한 당연히 재물의 대소(大小) 여부이다.

위와 반대로, 사주에서 재물이 많다면 당연히 현실에서도 재물이 풍족한 편인데 이 경우 재물에 대한 집착은 위의 경우보다는 다소 떨어지고 오히려 자신의 위신이나 명예에 대한 관심도가 보다 높아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이유를 역술인의 관점에서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많은 재(財)는 관(官)을 생(生)하기 때문에 그러한데 오행(五行)에서 재(財)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관(官)을 생(生)하게 되므로 그 누구라도 재물에 여유가 생기게 되면 반드시 권력을 탐하고, 본인의 명예나 사회적 위상을 상승 시키려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재물이 많은 사람에게는 행복의 기준이 재물이 아니라 자신의 사회적 위신이나 명예가 중심이 된다.

헌데 위의 경우에서와 같이 재물이 거의 없는 사람은 패자이자 미천한 삶이고, 재물이 많은 사람은 성공한 자이고, 귀한 삶을 사는 것일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재물이 없는 경우, 말 그대로 재(財)가 신약하다고 봐야 하는데 오행에서 재가 신약하면 당연히 재물운은 약해지나 한편 긍정적인 측면은 재(財)가 父(정재, 편재)을 극하지 못하니 윗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문서운은 좋아진다.

이를 남자 입장에서 보자면 재(財)는 아내요, 재물이니 쉽게 비유를 하자면 남자가 생활 능력은 다소 떨어져서 돈은 많이 벌어오지 못하나 父(정재, 편재)을 극하지 못하는 유순한 아내가 집안에 있는 상이니 그 아내로 인해 가정 내에 평화가 오고,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성과를 노려 볼 수도 있게 된다.

반대로 재물이 많은 경우, 재(財)가 신강하니 관(官)을 생하는 긍정적인 상황도 나타나나 부정적인 상황으로는 재가 父(정재, 편재)를 극하게 되니 현실에서 이는 곧 재물을 탐하는 상황이라, 남자가 학자라면 수명이 단축되고, 학문적 성과는 전혀 이룰 수 없는 등 참으로 언짢은 상황들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아울러 한가지 예를 더 들자면, 아버지가 큰 부자라면 그 사람의 자식은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현실에서 많은 편인데 이는 오행(五行)적으로 아버지인 극왕한 父(정재, 편재)는 자손(子)을 극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즉, 밖에서 볼 때는 사회적 위상도 대단하고 뭐하나 부러울 것 없어 보이나 실상 그 부자인 아버지는 항상 자식 문제로 고민하고 있고 그 자식 입장에서는 돈 따위는 필요 없고 부모의 부담에서 벗어나 그냥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고 싶은 마음만 들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사례를 보면, 대게 천주교의 신부님이나 불교의 스님의 사주를 보면 자손(子)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즉, 자식과 인연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는데 그렇다면 그분들은 자식이 없으니 불행한가? 역시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자식이 없어서 귀한 삶이 아닌 것도 아니고 단지 자식과 관련된 사항에서만 인연이 없을 뿐이다.

자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가지 중요한 사례를 말씀 드리고자 한다.

어느 한 부부를 상담하게 되었다. 남편은 매우 큰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었고 아내 역시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분이었는데 부부가 그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생활하였지만 오랜 기간 자식이 들어서지를 않아 그로 인해 남모르는 마음 고생을 하고 있었다.

기문(奇門)에서 어떤 사람의 사주를 평생국으로 포국해서 보면 굳이 그 자식의 사주를 모르더라도 자식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는지, 부모와의 관계는 어떠한지 등등 많은 내용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자식과 관련되어 그 분들의 사주를 자세히 살펴 보았는데 두 사람의 사주를 비교한 후 필자는 이렇게 말했다.

"두 분다 운이 좋은 분이시다 보니 하늘에서 자식을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라고 하자, 그 분들은 "아니, 자식이 없는 것이 운이 좋은 경우라니요?" 라며 놀라 반문 하였다.

"사주를 보니 두 사람 모두 자식이 없는 팔자고 설령 자식이 있다고 한다면 그 자식으로 인해 평생 말도 못할 고통을 겪게 되는 경우에 해당되는데 만약 자식을 놓았다면 결혼과 동시에 딸을 먼저 놓고 그 다음 아들을 출산해야 하나 둘 다 사산(死産), 유산(流産)의 명(命)이라 세상에 나오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라고 필자가 말하니 과연 그 당시에 그러했다고 하였다.

"하늘에서 자식을 허락하지 않은 것은 분명 깊은 이유가 있을 것 입니다. 자식이 없는 만큼 오히려 하늘에서 많은 재산과 명성을 주셨으니 이제 세상에 공덕을 많이 베푸시면 그만큼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 입니다" 라고 하고 상담을 마쳤다.

재물이 많은 것이나, 사회적 명예, 관직이 높은 것 등이 반드시 행복한 삶이나 귀한 삶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족한 만큼 소소한 일상 그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며 남 모르게 선행도 하고, 재물이나 명예나 자식에 대해 과다한 욕심에서 벗어난 사람이 더욱 복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제 귀한 삶, 미천한 삶에 대한 기준이 조금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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