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녀시대 티파니양이 수상 소감에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행복한 일을 하면서 상을 수상하게 돼 더 행복하다’고요. 이게 정답 아닐까요?”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종합체육관. 2013학년도 서울대 입학식 축사를 듣던 2,000여명의 참가자들이 ‘소녀시대’라는 단어에 귀가 더 쫑긋해졌다. 축사는 이어졌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열정을 가지고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축사의 주인공은 가수 출신인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였다. 서울대 입학식에서 동문 출신 연예계 인사가 축사를 하는 건 이례적이다. 농업기계전공 71학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보다 더 큰 그림과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꿈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는 시도였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 대표가 서울대 입학식에 참석한 건 처음이다. 평소 친분이 있던 오연천 총장의 간곡한 요청으로 축사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부심, 도전, 자기책임, 사회적 책임’이라는 제목의 축사에서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뒤 1997년 최초로 해외 진출 했을 당시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특히 2000년 아이돌 그룹 H.O.T의 중국 베이징 단독 콘서트 성공을 기점으로 시작된 한류 신드롬에 대해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변화된 한국 대중문화의 힘이 국가브랜드 이미지까지 높여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위상을 좌우할 만큼 대중문화의 위력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때문인지 “저는 늘 문화가 먼저고 경제가 그 다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문화를 먼저 만들게 되면 경제가 그 뒤를 따라와 미국이나 영국이 예전에 가져왔던 것 보다 훨씬 강력한 브랜드를 탄생시키게 됩니다. 코리아 브랜드도 이렇게 해서 생겨난거죠.”
이 대표는 이어 서울대라는 하나의 관문을 통과 한 것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해서 힘차게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미켈란젤로는 ‘우리의 가장 큰 적은 목표가 너무 높아서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너무 낮아서 쉽게 이루어 버리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서울대 입학은 진정한 목표로 가는 첫 발을 디딘 것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길 바랍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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