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으로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이 2일 내정되면서 새 정부 외교안보 라인이 완성됐다. 하지만 외교안보 라인(6명)의 절반이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군 출신으로 채워져 학맥 편중과 정책 융통성 부족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신임 국정원장 후보자 등의 인선 내용을 발표하고 "북한의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연이은 도발 가능성이 있는 국가위기 상황에 대처하면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급한 인선을 우선 발표한다"고 말했다.
남 원장 후보자는 육참총장과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남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김대중정부의 임동원 원장 이후 12년 만의 육사 출신 국정원장이 된다.
신임 국정원장 인선으로 새 정부의 안보라인은 '컨트롤타워'역할을 할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남 후보자 등으로 구성됐다. 외교라인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구성됐고, 남북관계 문제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맡게 됐다.
하지만 외교안보라인 세 자리가 같은 육사 출신으로 채워진 것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육사 기수로 보면 남 후보자가 25기, 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27기, 김 국방장관 후보자가 28기이다. 외교안보라인은 아니지만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도 육사 28기 출신이다.
군 출신 인사 중심의 외교안보라인 구성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출범한 새 정부의 안보 중시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주요 안보라인이 모두 육사 출신으로 채워지면 정부 내 다양한 논의 구조가 보장되기 어렵고 육사 권력 독점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에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에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을 내정했다.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으로 김 내정자는 일단 국무총리실장으로 임명됐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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