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는 1일 3ㆍ1절을 맞아 "애국지사님들이 계셔서 오늘날 우리가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제2의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서 초일류 국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민영주(90) 여사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원조를 받던 때 저도 딱딱한 우유를 받아 죽을 해먹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는 원조하는 나라가 됐으니 얼마나 큰 축복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신명(身命)을 바쳐 나라를 지켜오신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예우에 추호도 소홀함이 없도록 정부 차원에서 각별히 챙겨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민 여사는 '영원한 광복군'으로 불리던 고(故)김준엽 고려대 전 총장의 부인으로, 임시정부 주석 판공실 서기와 광복군 제2지대 대원으로 활동했으며 이에 대한 공훈으로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민 여사의 외조부는 임시정부 법무총장과 외무총장을 지낸 고 신규식 선생이며 부친은 임시정부에서 재정을 책임졌던 고 민필호 선생이다. 민 여사는 "일제 때 3ㆍ1절이 되면 임시정부 청년들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독립을 염원하는 노래를 부르고 일본을 배격하는 연극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 총리는 이날 환담에 앞서 민 여사에게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여사님께 절을 한 번 올리겠다"며 큰절을 했고, 민 여사는 외조부인 고 신규식 선생이 쓴 '敎育救國(교육구국)'휘호를 선물했다.
정 총리가 이날 민 여사를 찾은 것은 여성 대통령 시대가 개막됐음에도 여성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이 여전히 홀대 받고 있다는 지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현재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는 모두 103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 독립운동가는 90세인 민 여사를 포함해 3명이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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