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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나는 파란색 고무장갑은 누구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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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나는 파란색 고무장갑은 누구 작품?

입력
2013.03.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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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장갑, 수세미부터 생수병, 휴대폰 케이스까지 다양한 일상용품들이 현대카드 디자인팀의 손길로 재탄생하고 있다. “카드사 직원이 왜 고무장갑을 만들까?”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현대카드 본사를 찾았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사내 디자인팀은 금융사 최대 규모(30명)다. 이미 널리 알려진 현대카드의 유별난 디자인 사랑 덕택이다. 카드사 디자인팀이라면 신용카드 디자인에만 몰두할 것 같지만, 현대카드에는 비금융 분야의 디자인을 전담하는 디자인 2팀이 존재한다. 이들은 지난달 15일 주방용품 브랜드 ‘오이스터(OYSTER)’를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잘 하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자’는 철학에서 시작된 디자인팀의 작업은 재능기부, 생활용품 디자인으로 확장됐다. 고객들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금융회사를 경험하게 해 고객들과 소통하겠다는 것인데, 송재승 디자인2팀 팀장은 “생활용품에 현대카드의 디자인을 입혀 대중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고무장갑에 무슨 디자인이 필요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대카드가 디자인한 고무장갑의 반응은 뜨거운 편이다. 출시한 지 5일 만에 공장에 재주문 요청이 들어갔다. 고무장갑은 빨간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네이비와 베이지 색을 선보였다. 송 팀장은 “김치를 담그거나 손질하려다 보면 고춧가룻물이 장갑에 베기 쉬워 우리나라에선 유독 빨간 고무장갑이 많지만, 그런 점을 고려해 색상을 다양화 했다”며 “네이비, 베이지, 오렌지색 순으로 인기가 높다”며 고 말했다.

디자인팀이라고 외양만 중시하지 않는다. 서연주 대리는 “생수 제품인 ‘잇 워터’의 경우 글씨를 몸통이 아닌 뚜껑에 몰아넣어 재활용이 쉽도록 하는 등 환경적 요소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잇 워터는 독자 브랜드 상품을 출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 생수업체에 현대카드가 디자인과 브랜드 네이밍을 기부하면서 탄생한 제품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디자인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정육점 인테리어, 간판 디자인 등을 바꿔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때 참가한 김진경 대리는“디자인을 바꾼 후 정육점의 매출이 오르면서 생계 유지를 위해 따로 일해야 했던 부인이 함께 일하게 되고 덕분에 가족이 행복해진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고 있는 현대카드 디자인 사랑이 어디까지 확대될 때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과하다’는 반응도 있고,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사람들도 현대카드가 손 댈 다음 영역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현재 디자인2팀은 유통사와 손잡고 또 다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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