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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혁명소조운동

입력
2013.02.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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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기억에서 멀어졌던 3대혁명소조운동이 북한 매체에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전국 3대혁명소조 열성자회의’가 전날 평양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전국 규모의 3대혁명소조 회의는 1984년 9월 이후 28년여 만이다. 3대혁명소조는 사상혁명, 기술혁명, 문화혁명 등 ‘3대 혁명’을 추진ㆍ독려하기 위해 1973년 2월 결성된 조직이다. 대학생 등 인텔리 미혼남녀가 주축인 소조원들이 전국의 기업소와 협동농장, 행정기관 등에 파견돼 열성적으로 활동했다.

▦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김정일은 3대혁명소조운동을 주도하면서 관료주의와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세대교체를 가속화함으로써 후계자 기반을 닦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기 북한에서 각 분야 현장 간부급에 있던‘천리마운동’세대는 노력동원에 참여하느라 교육을 거의 못 받고 성장했다. 그래서 실무능력이 떨어지고 혁명적 열성도 많이 식은 상태였다. 그런 현장에 교육수준이 높은 청년 인텔리를 투입해 실무수준을 높이고 혁명적 열기를 고취하려고 했던 게 바로 3대혁명소조운동이다.

▦ 북한이 이 시기에 새삼스럽게 전국 3대혁명소조 열성자회의를 개최한 것은 또다시 청년층을 현장에 투입해 분위기를 일신하고 혁명적 열기를 고취하기 위해서일 게다. 세대교체 가속화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3대혁명소조 사업에서 일대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는 뜻을 회의에 전달했다는 보도다. 마침 남한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으로 30여년 전의 새마을운동이 재조명 받고 있는 게 공교롭다.

▦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에서 개최되는 복고풍 회의나 행사는 그 말고도 많다. 지난해 11월 26일 전국 사법검찰일꾼 열성자회의가 30년 만에, 그 사흘 전에는 우리의 파출소에 해당하는 전국 분주소장회의가 13년 만에 열렸다. 1월에 열린 전국 법무일꾼대회와 당세포비서대회는 각각 5년여 만이었다. 불순 적대분자를 색출하는 등 공안통치가 강화되고 있다는 징후다. 김정은 체제가 미래로 나아가기는커녕 자꾸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이계성 수석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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