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억원 상당의 가짜 석유를 만들어 팔아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정부가 기름값 안정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알뜰주유소도 가짜 석유를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서울, 경기, 충북 등 주유소 11곳에서 가짜 휘발유와 경유를 제조ㆍ판매한 혐의(상습사기 등)로 주유소 대표 조모(46)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석유 탱크로리 불법 개조를 알선한 김모(3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씨에게 배운 방법으로 탱크로리를 개조한 박모(60)씨 등 석유판매업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2010년 1월부터 최근까지 페인트 용제를 섞은 휘발유와 가짜 식별제를 제거한 등유를 섞는 방법으로 가짜 휘발유와 경유 1,230만ℓ를 만들어 팔아 21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이는 중형차 20만5,000대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다.
이들은 불법 개조한 탱크로리로 등유 식별제를 제거한 후 경유와 혼합, 등유를 값비싼 경유로 둔갑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탱크로리 개조법을 박씨 등에게 1,000만원을 받고 알려줬고, 박씨는 불법 개조한 탱크로리 2대를 대당 1,000만원에 조씨에게 팔았다. 조씨는 탱크로리로 가짜 석유를 만들어 각기 다른 사람 명의로 운영한 11개 주유소에서 팔았고, 이 중에는 알뜰주유소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대상으로 월 1회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버젓이 가짜 석유를 팔고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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