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최고조였던 1958년 러시아가 개최한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해 고국인 미국에서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이 27일(현지시간) 희귀암인 골육종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클라이번은 미소냉전시대에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러시아가 자국 문화의 위대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창설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함으로써 미 클래식 음악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이 대회 우승으로 뉴욕 시가지에서 카퍼레이드를 한 최초의 클래식 음악가로 기록됐다. 대중가수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렸으며, 러시아 지휘자 키릴 콘드라신과 협연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음반으로 클래식 음반 최초 100만장 이상 팔린 플래티넘 인증도 받았다.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자유훈장,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국가 예술훈장을 받았다. 2004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와의 친선 증진에 공헌한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우호훈장을 받기도 했다. 고향인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음악 후원가를 중심으로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든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62년 첫 행사 이후 최고 권위의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인 연주자 조이스 양(양희원), 손열음이 이 대회에서 2위에 오른 바 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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