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어깨를 쫙 펴고 가슴과 배는 살짝 내밀고 엉덩이는 뒤로 빼고, 아찔한 하이힐에 당당하고 자신 있는 걸음걸이로. 이렇게 모델 같은 여성이 지나간다면? 남녀 불문하고 한번쯤 힐끗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방의 척추관절 의사들은 이런 모델 자세가 척추 건강에는 그리 좋지 않다고 조언한다. 특히 평소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이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한번쯤은 척추 건강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젊다고 과신해선 안 되는 게 바로 척추 건강이다. 나이 들어 고생하기 때문이다.
척추 상태 점검하는 방법
배를 내밀고 엉덩이를 빼는 자세가 습관화한 사람은 허리가 앞으로 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땐 척추의 허리 부분이 함께 휘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 뒤 공간이 정상보다 좁아진다. 그래서 처음엔 별 증상이 없다가도 서서히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허리 쪽 척추를 지나는 신경은 척추 양쪽에서 나와 엉덩이를 지나 다리로 내려간다(좌골신경). 허리뼈가 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다리까지 저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척추전문 자생한방병원 김용(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의무원장은 "하이힐을 자주 신거나 복근이 약한 여성들에게 종종 이런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척추의 이상을 눈치 챌 수 있는 조짐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크게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치마가 자꾸 돌아가는 사람, 바지 밑단이나 구두 밑바닥이 한쪽만 유독 많이 닳는 사람, 다리를 꼴 때 특히 한 쪽 방향으로 꼬는 자세가 훨씬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나이 들어서 디스크를 비롯한 척추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김 원장은 "이런 사람들은 골반이나 척추가 조금씩 틀어져 있어 왼쪽과 오른쪽 다리의 움직임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골반이나 척추가 진짜 틀어졌는지 확인하려면 반듯하게 누워서 다리를 한쪽씩 들어올려보면 된다. 아프지 않고 바닥에서 최소한 70~80도는 올라가야 정상이다. 이보다 덜 올라갔는데 저리거나 찌릿찌릿하거나 따끔하다면 척추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다만 "단순히 당기는 느낌만 있다면 유연성이 부족한 것뿐이니 잘 구분해야 한다"고 김 원장은 덧붙였다. 까치발 들거나 발뒤꿈치로 걷는 게 힘들면 디스크가 꽤 진행됐을 수 있다.
목 부위 척추 상태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확인하면 된다. 자신의 어깨가 눈 바로 아래에 보이면 정상이지만, 눈이나 코가 어깨 앞으로 나와 있다면 목뼈가 뻣뻣하게 펴진 일자목이다. 목을 뒤로 돌려 젖혔을 때 팔이 찌릿찌릿하면 목디스크 확률이 높다.
40, 50대 이상은 자가 증상이 좀더 확실한 편이다. 허리나 다리, 목, 팔에 갑자기 통증을 느끼면 급성 척추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런 부위가 뻐근하다가 오후가 되면 풀어지는 증상을 반복하는 사람은 만성이나 퇴행성 척추질환인 경우가 많다.
3월 17일까지 최대 50% 할인
척추질환으로 생기는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양방에서 주로 쓰는 진통제나 소염제는 통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줄이거나 억제해준다. 이에 비해 한방에서 쓰는 약재는 통증을 느끼는 역치 자체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근력 등 통증을 이겨내는데 필요한 능력을 키워 몸이 작은 자극으로는 아프다고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가벼운 운동과 휴식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는 더 좋아진다. 운동 역시 통증의 역치를 높이고, 휴식은 통증 물질 분비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젊은 층이 주로 겪는 초기 척추질환은 약 한 달간 집중적으로 치료하면 크게 나아지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퇴행성인 경우는 치료 기간이 보통 3개월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빠른 치료를 원하는 경우 한방에서는 한약이나 물리치료 외에 봉침이나 약침, 추나요법 등을 쓰기도 한다. 봉침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킨다고 알려진 벌의 독 성분을, 약침은 한약을 몸에 주입한다. 추나요법은 굳은 근육이나 틀어진 척추, 관절을 손으로 풀어주는 치료다. 단 알레르기가 있거나 심장이 약한 환자는 봉침 치료가 어려울 수 있고, 퇴행성이 심하거나 뼈가 약한 환자는 추나요법이 불가능할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난 젊은층, 손자 돌보기 등으로 무리하는 노년층에서 모두 척추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방의 다양한 검사나 치료 혜택을 경험한 환자는 여전히 많지 않다.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비싸기 때문이다.
이에 자생한방병원은 3월 17일까지 환자의 상태 별로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고 최대 5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스마트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은 "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 치료가 필요한데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완전히 끝내지 못하는 척추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