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로펌들이 채용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출신 변호사들의 대다수가 이른바'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로스쿨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배출이라는 로스쿨 제도 도입의 취지를 대형 로펌들이 시작부터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7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매출액 기준 상위 6대 로펌(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율촌 화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채용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 78명 중 서울대, 고대, 연대 로스쿨 출신이 63명(8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학에서 학부를 졸업한 경우까지 더하면 69명(88%)이 SKY 로스쿨 출신이다. 반면 6대 로펌에 채용된 변호사 중 지방대 로스쿨 출신은 3명(경북대 전북대 충남대 각 1명)에 불과했다. 이들도 학부는 각각 경찰대, 서울대, 카이스트를 나와 순수 지방대 출신은 사실상 한 명도 없는 셈이다.
로스쿨 별로는 서울대 출신(49%)이 38명으로 절반 가까이 됐고, 고대와 연대는 각각 12명(15.3%), 13명(16.6%)이었다. 이어 성균관대(4명) 이화여대(2명)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경희대(각 1명) 등 서울 소재 로스쿨 출신들이 있었지만 비율은 11.5%에 불과했다.
6대 로펌 중 김앤장의 경우 신규 채용 로스쿨 출신 변호사 23명 중 21명(91%)이 SKY 로스쿨 출신으로 가장 편중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은 8명 중 6명(75%), 광장은 10명 중 9명(90%), 세종은 7명 중 5명(71%), 율촌은 17명 중 12명(71%), 화우는 13명 중 10명(77%)이 SKY 로스쿨 출신이었다.
대형 로펌들의 이 같은 SKY 로스쿨 출신 변호사 선호 현상은 다양한 배경과 특화된 법률지식을 갖춘 변호사들을 키우겠다는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특히 로스쿨 1기생이 진출한 첫 해부터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대형 로펌들이 이 같은 경향을 보인다면 향후 지방대 로스쿨 출신들은 주류 변호사업계에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형 로펌에서 로스쿨 출신 채용 업무를 담당한 한 변호사는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라도 된다면 출신 학교와 관계없이 성적우수자들을 중심으로 채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상 출신 학교를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이 로펌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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