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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 저가 화장품, 수입 명품 콧대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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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 저가 화장품, 수입 명품 콧대 꺾었다

입력
2013.02.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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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저가품의 위세가 높디 높았던 수입 고가품의 콧대를 꺾었다. 화장품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좀처럼 가격을 손대지 않던 고가의 수입화장품 들이 최근 잇따라 값을 내리고 있다.

일본의 유명 화장품 시세이도는 선크림 브랜드인 아넷사의 대표제품 3종 가격을 3월1일부터 5,000원씩 낮춘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 유명화장품 에스티로더는 아이섀도 제품 가격을 8.8% 인하했고, 역시 미국 색조화장품인 스틸라도 120개 품목에 걸쳐 가격을 6.5~10%씩 내렸다. 프랑스 간판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은 주력제품인 에센셜 기획세트 가격을 5.4%, 랑콤은 최대 16.7% 가격을 낮췄다.

이유는 판매부진. 한 국내 대형백화점의 경우 2010년 9.4%, 2011년 11.1% 판매가 늘었던 수입 화장품은 지난해 1.7%로 뚝 떨어졌고, 특히 하반기부터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는 역신장이 더 심해져 이달 26일 현재 -3.6%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브랜드에 따라 20~30%씩 매출이 급감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날개 단 듯 팔리던 수입화장품 매출이 급감하게 된 것은 전반적 경기불황 탓이지만, 보다 직접적으론 국산 저가화장품의 공세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라고 해서 여성들이 화장을 안 할 수는 없다. 대신 가격 대비 만족도를 고려해 비싼 수입화장품에서 저가 화장품 쪽으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침체 와중에도 국산 저가 화장품 매출은 크게 늘고 있다. 미샤는 지난해 4,52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보다 무려 37%늘어난 것. 특히 수입 화장품 브랜드와 1대1 ‘맞짱’비교광고를 했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등 기초화장품은 150만병이 넘게 팔리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도 전년 대비 24.9%늘어난 4,06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도 각각 63%, 31%나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백화점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수입화장품들은 쫓겨날 위기에까지 몰렸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올 봄 매장개편 때 매출이 나쁜 수입화장품을 내보내고 대신 국산 자연주의 브랜드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한미 FTA, 한ㆍEU FTA 체결로 관세가 낮아졌음에도 불구, 수입화장품들은 가격을 내리지 않는 ‘거만함’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 저가품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뒤늦게 “관세인하와 환율하락 요인을 반영한다”는 명분으로 줄줄이 가격인하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저가화장품으로 촉발된 화장품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라며 “수입화장품의 거품이 빠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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