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장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26일 대선 패배 책임과 관련해 사실상 친노 주류세력의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한 교수는 민주당의 계파정치와 패권주의를 ‘암세포’ ‘해악’ ‘민주주의 재앙’ 등의 극단적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한 교수는 이날 열린 대선 평가 토론회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세력이 공동으로 자숙하고 퇴진할 때 과거 극복의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의 지도부는 총선에 이어 다시 패배의 고배를 마시고 반성도 없이 계파 이익을 앞세우면서 다시 당권 경쟁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민주당의 대선 패배는 불가피했던 것이 아니라 오만과 편견, 국민이 원하는 정권 재창출보다 당의 이익을 앞세우는 도덕적 해이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체질화된 패권적 조직문화가 아름다운 단일화의 전제 조건인 신뢰를 파괴시키는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민주당의 분열 정치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포용과 소통의 정신이 추방되고 군사문화를 모방한 운동권 체질의 정복적ㆍ패권적 집단문화가 민주당에 이식됐다”면서 “문제는 당에 퍼진 분열의 암세포를 이겨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5ㆍ4전당대회를 앞둔 계파 갈등에 대해서도 “곧 열릴 전당대회에서 이런 고질병이 다시 곪아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우려했다.
한 교수는 대선 평가를 통해 ▦총선 이후 당권 세력이 범한 과오 ▦문재인 후보 선대위가 당에 미친 해악 ▦비주류 세력의 당 발전 저해 등 3가지를 중점적으로 규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박명호 동국대 교수도 “민주당의 리더십 부재와 계파정치를 극복하는 출발점은 파격적인 세대교체”라면서 “새로운 판은 기존 지도부 경험자 또는 차기 지도부 예상 인사들의 퇴장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민주당의 전략부재를 지적한 뒤 “대선 후보와 당 모두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해 계파주의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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