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빙산과 충돌해 침몰했던 타이타닉호가 2016년 다시 탄생해 그 모습 그대로 항해에 나선다.
호주의 광산재벌 클라이브 파머는 27일 미국 뉴욕의 인트레피드 해양항공 우주박물관에서 타이타닉Ⅱ 사업 청사진을 공개하고 중국에서 곧 건조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0억달러(4조3,400억원)의 재산가인 파머는 지난해 4월 타이타닉호 침몰 100주년을 맞아 중국 국유기업 CSC 진링조선소에 당시와 똑같은 크기의 타이타닉Ⅱ 제작을 주문했다. 그는 타이나닉호가 가진 상징성에 대해 “우리 모두 지구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 것처럼 타이타닉도 모두가 공통으로 가진 그 무엇”이라고 말했다. 또 “자녀들에게 쓸 돈을 남기지 않고 죽기 전에 가진 돈을 쓸 생각”이라고 했다.
계획대로라면 타이타닉Ⅱ는 2016년 말 영국 남동부 항구도시인 사우샘프턴을 출발해서 뉴욕으로 향한다. 원조 타이타닉호의 여정 그대로다. 이미 4만명 가량이 첫 항해 탑승권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타이타닉Ⅱ 승객들은 1912년 당시와 같은 복장으로 같은 메뉴의 음식을 즐기며 항해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타이타닉호 생존자 마거릿 브라운의 증손녀이자 이번 사업에 자문단으로 참여한 헬렌 벤지거는 “돌아가신 증조할머니가 타이타닉호가 끝마치지 못한 여정을 완료하는 것을 본다면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파머는 타이타닉Ⅱ의 여정이 원조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파머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유람선을 목표로 첨단 항법장치와 안전설비는 물론 최고 수준의 구명보트, 보조 낙하산 등의 구조장비도 충분하게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요즘 북대서양에 과거처럼 빙산이 많지 않다”며 “기후 온난화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1912년 4월15일 첫 항해에서 침몰한 타이타닉은 객실 840개에 갑판 9개를 갖춘 당시 세계 최대 여객선이었지만, 구명보트가 모자라 승객 2,200여명 중 700여명만 살아남았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