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 동안 테니스 코트를 빛낸 최고의 선수들이 오는 8월24일 미국 뉴욕 특설무대에 모인다.
노박 조코비치(26), 로저 페더러(32), 라파엘 나달(26)을 비롯한 현역 선수들은 물론 지미 코너스(61), 비외른 보리(57), 존 매켄로(54), 이반 랜들(53), 피트 샘프러스(42)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게하는 16명의 테니스 전설들이 한자리에 선다. 이들이 같은 무대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프로테니스(ATP)가 모든 대회 성적을 컴퓨터에 입력해 랭킹시스템을 도입한지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브래드 드루엣(55ㆍ호주)ATP 총재겸 집행위원장은 지난 25일 ATP 투어 500시리즈 두바이 오픈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랭킹시스템 도입 40주년을 맞아 올 시즌 내내 '헤리티지 캠페인'을 전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캠페인 방식은 역대 랭킹1위 선수들을 소개한 기념도서 전시, TV 다큐멘터리, 뉴디지털,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펼쳐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ATP는 1968년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오픈시대에 접어든 이래 73년 8월23일 랭킹시스템을 받아들여 본격적인 흥행 마케팅에 불을 지폈다.
랭킹시스템은 선수들간의 랭킹포인트 차이를 공개해 경쟁심리를 유도하고 팬들의 흥미도 배가해 ATP 흥행가도의 첨병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랭킹시스템이 도입된 지 40년 동안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는 모두 25명이다. 하지만 그 해 연말 1위 자리를 유지한 선수는 16명뿐이다. 테니스계는 연중 '반짝' 1위로 등극하는 선수보다 연말 랭킹1위 수성에 성공한 선수를 더 높이 평가한다. 이에 따르면 페더러가 2004~07년, 2009년 5년간 연말 랭킹1위를 유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를 주(週)단위로 환산하면 통산 302주에 달한다. 샘프러스도 1993~1998년까지 6년 연속 연말 1위에 올랐지만 286주에 그쳐 페더러에 미치지 못한다. 이반 랜들이 270주(1985~89년), 지미 코너스(1974~1978년)가 268주, 존 매켄로(1981~84년)가 170주로 뒤를 잇고 있다. 초대 랭킹 1위에 오른 일리 나스타세(67ㆍ루마니아)는 40주에 그쳤다.
현역 선수론 페더러에 이어 나달(2008, 2010년)이 102주, 조코비치(2011~12년)는 현재 70주를 기록하고 있다.
드루엣 총재는 "ATP투어가 성공을 거둔 것은 수십 년간 위대한 챔피언들에게 빚진 결과"라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 앞서 이들 16명을 초청해 뉴욕에서 스페셜 대회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페더러는 "ATP 랭킹시스템은 수십년간 테니스에서 의미심장한 부분이었다. 나는 항상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랭킹1위는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경력"이라고 덧붙였다. 조코비치도 "내가 이룬 것 중에서 랭킹1위는 가장 눈부신 업적이었고, 힘든 성취중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또 "40년 동안 오직 16명만 그 자리에 올랐다. 엘리트 그룹에 포함됐다는 기분이 든다. 올해도 1위를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다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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