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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제국은 양키스뿐 미국 법원도 인정했다

입력
2013.02.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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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줄무늬 군단 뉴욕 양키스는 27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최고 명문이다. 팀 전력에 필요한 선수라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선수 쇼핑을 한다. 때문에 양키스는 '악의 제국(Evil Empire)'으로 불린다.

'악의 제국'이라는 용어가 미국 법원의 판결문에 담기면서 양키스의 독점 상표권을 인정 받았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워싱턴의 법정에서 전개된 상표권 분쟁 소송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블 엔터프라이즈(Evil Enterprises)'를 운영하는 한 사업가가 법원에 '베이스볼 이블 엠파이어(Baseballs Evil Empire)'라는 문구를 상표로 등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문구로 야구 관련 상품을 독점 판매하는 권리를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악의 제국'이 야구와 관련된 용어로 사용되려면 양키스만 상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과거 10년간 많은 기사에서 양키스를 대표하는 용어로 쓰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 또는 기업이 이 용어를 사용하면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블 엔터프라이어즈의 요구를 기각했다. 이미 이블 엔터프라이즈는 2008년에도 양키스 쪽에 접근했지만 양키스 역시 미국 법원과 같은 논리로 거절했다.

'악의 제국'은 양키스의 앙숙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래리 루치노 사장이 붙여준 별명이다. 2002년 아마야구 최강 쿠바를 이끌던 투수 호세 콘트레라스가 망명했을 때 양키스가 그를 영입하기 위해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루치노 사장은 작심한 듯 "이제 '악의 제국'이 레이더망을 라틴 아메리카로 뻗치고 있다"며 비아냥거렸다. 이후 '악의 제국'은 양키스를 상징하는 말로 널리 퍼졌다.

그러나 양키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악의 제국'이라는 수식어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전력 강화를 계속했다.

이블 엔터프라이즈 측은 항소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대리인인 제러드 던은 "법원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악의 제국'은 더 이상 양키스에만 해당하는 용어가 아니라 이제는 필라델피아와 텍사스 등 다른 구단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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