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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첫 출간된 이란 소설, 최악의 앙숙 '화해의 밀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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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첫 출간된 이란 소설, 최악의 앙숙 '화해의 밀알' 될까

입력
2013.02.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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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스라엘 출판사 자르골 북스의 편집자 조나단 나다브는 한 권의 책을 앞에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의 책상 위에 놓인 책은 . 1973년 쓰인 이 책은 코믹한 내용에 신랄한 풍자가 곁들인 흠잡을 데 없는 수작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가 걸렸다. 이란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점이다. 마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을 향해 "당장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으면 선제공격을 날리겠다"고 위협하는 등 양국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다브는 출간을 결심했다. 책은 그 해 여름 이스라엘 서점가에 걸렸다. 이란 소설이 히브리어로 번역돼 출간된 것은 처음이었다. 책은 그 해 자르골 북스의 최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최근 이스라엘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란 소설 2권을 소개하며 "지구 최악의 앙숙인 두 나라가 서로에 대한 궁금증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말해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이란에서 태어나 예루살렘에서 자란 역자 올리 노이는 "이스라엘인들이 이란에 대해 아는 것은 그들이 콧수염을 기르고 핵폭탄을 갖고 있다는 것뿐"이라며 "이란이 역사도, 문화도 없는 악의 국가라는 편견을 줄이기 위해 책을 번역했다"고 말했다.

은 이란이 지금처럼 베일에 가려진 채 핵개발에 몰두하기 전, 즉 1979년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전 이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상류층의 우스꽝스러운 행태를 풍자한 이 소설을 두고 이란 작가 아즈라 나시피는 "당시 이란 사회의 유연함과 역동성을 증명하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비슷한 시기에 히브리어로 번역된 소설 은 이슬람 혁명이 정점에 달했던 1980~88년 이란의 격변기를 묘사했다. 이스라엘 벤 구리온대학의 하기 람 교수는 이 이스라엘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두 나라가 지닌 공통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과 이스라엘은 아랍민족이 아니면서 아랍지역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며 "이스라엘은 핵이나 광적인 지도자 말고 이란의 참 모습을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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