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총수의 부인과 딸이 운영하던 롯데시네마의 매점사업이 회사 직영으로 전환된다. 새 정부 출범을 의식해 롯데가 '일감 몰아주기'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는 28일부터 영화관 매점사업을 운영중인 유원실업,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와 계약을 해지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롯데시네마는 다음달 1일부터 전국 롯데시네마 직영 영화관의 52개 매점을 직접 운영한다.
서울ㆍ경기지역 영화관의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원실업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부인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방 영화관의 매점사업권을 가진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신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28%, 33%의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다.
이들 세 회사는 롯데그룹의 대표적 오너일가 일감 몰아주기로 비판을 받아온 곳이다. 팝콘과 콜라 등을 파는 영화관 매점사업은 이익률이 높은 '알짜'로 소문나 있는데, 그 동안 롯데는 오너 일가가 이 매점을 직접 운영해왔고 이로 인해 "재벌총수 부인과 딸이 팝콘장사까지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극장 매점 직영화 결정에 대해 "해외진출을 염두해 두고 있는데 운영주체가 분산되어있으면 효율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고, 국내에서도 영화사업을 강화하고 수익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불공정거래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한 박근혜 정부 출범을 의식해 롯데그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롯데시네마는 이번 직영전환을 계기로 영화배급업·부대사업, 영화상영업, 컨세션 스탠드(매점)사업 등 영화관련 산업 전반에 걸친 노하우를 강화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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