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민중미술화가 여운 전 한양여대 조형일러스트레이션과 교수가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홍익대와 동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1970년 한국일보 주최의 제 1회 한국미술대상전 공모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화단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전위적인 신문 콜라주 작업으로 화단에서 널리 알려졌다.
1980년대 이후에는 민중미술에 천착해 1985년 오윤, 주재환, 신학철 등과 함께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를 창립했으며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미술인뿐 아니라 문인과 예술인들과의 폭넓은 교류로 문화계의 마당발로 통했다. 민주화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그는 민미협 활동 외에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연합 등에서 이사 및 위원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앞장섰다. 작가 황석영씨는 지난해 문학 50주년을 기념해서 창비에서 출간한 9권의 특별판 가운데 한 권을 투병중인 고인의 쾌유를 빌며 증정하기도 했다.
2006년에 대규모 개인전을 가졌던 고인의 작품은 이 땅의 평범한 산과 들, 그리고 마을로 향해 있다. '천왕봉', '철원 비무장지대 가는 길', '마곡동 봄비' 등 그의 작품의 소재는 우리 산천이다. 목탄, 콘테와 파스텔을 부려 한지에 마치 수묵화처럼 그린 그의 그림은 이 땅 곳곳의 평범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흑백 풍경을 펼친다. 장례는 민미협 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소연 선주 등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 파주 약현성당 묘역.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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