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매매 알선업자의 장부를 입수해 성매수 남성 547명을 무더기로 입건했다. 2010년 12월 충남 청양군에서 성매수 남성 90여명이 경찰에 대거 적발된 이후 최대 규모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공무원도 상당수 포함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25일 성매매를 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성매수 남성 547명 가운데 388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159명은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조만간 송치할 계획이다.
이 남성들은 지난 해 7~8월쯤 수원과 안산, 평택 일대 숙박업소에서 알선책 오모(21)씨가 주선한 성매매 여성들과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성매수 남성들은 대부분 회사원과 자영업자 등이었으며 공무원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8월 성매매를 암시하는 전단 등을 유흥가와 주차장 등에 살포한 후 이를 보고 연락해온 남성들에게 13만원의 화대를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오씨를 구속하는 과정에서 관련 장부를 압수했다. '고객관리'를 위해 각종 비즈니스 내용 등이 기제된 오씨의 장부에는 지난해 7월부터 수원 인근의 숙박업소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던 547건의 기록과 성매수 남성의 핸드폰번호 등이 빠짐없이 적혀 있었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이 장부를 근거로 조사 대상 550여명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였고, 형사과 소속 경찰관 60여명 전원이 6개월간 이 사건에 매달려야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조사대상자와 입건 건수가 많아 수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공무원 등에 대해서는 사법처리와 별도로 기소 시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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