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5년간 머물렀던 청와대를 떠나 논현동 사저로 돌아갔다. 이 전대통령은 임기 마지막인 이날 청와대 정문을 나서기 직전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 인사들을 만나고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등 평소와 마찬가지로 제17대 대통령으로서의 업무를 소화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초대 의장을 맡은 라르스 뢰켄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를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이어 류옌둥(劉延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 핵실험 이후 북한의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국가 정상으로서 마지막 외교 일정으로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과 회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5년 전 취임 첫날처럼 국립 현충원을 참배했다. 참배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하금열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동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현충원 방명록에'水到船浮(수도선부ㆍ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속으로'라고 적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라가 커지는 것에 대한 결실을 국민이 많이 나눌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서 이제 대통령 스스로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 내외는 오후 4시쯤 청와대 집무실을 나와 300~400m 가량 떨어진 정문 앞에 대기해있던 승용차까지 걸어가면서 양 옆에 도열해 있던 청와대 전현직 직원들과 악수와 포옹 등을 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600여명의 전현직 보좌진은 박수로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환송 인사들 중에는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등의 모습도 보였다.
논현동 사저 앞에서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1,000여명의 동네 주민들이 준비한 태극기를 흔들며 이 전 대통령 내외를 맞이 했다. 이 전 대통령은 300여m를 걸으며 이들과 악수하며 '복귀 신고'를 했다. 이 대통령은 임시로 마련된 환영 연단에 올라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조용히 한국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전ㆍ현직 참모진 등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지난 5년을 되돌아봤다. 그리고 임기가 끝나는 25일 0시까지 국가지휘통신망 등을 통해 국군 최고통수권자로의 역할에 충실한 뒤 자정이 넘어서야 대통령의 짐을 벗은 민간인 신분으로 잠을 청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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