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왜 그토록 투쟁해왔는지 이제야 깨닫게 됐습니다. 장례를 열도록 도와 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한진중공업 노사 대립의 불씨였던 고 최강서(36)씨의 영결식이 24일 치러졌다. 최씨가 숨진 지 66일 만이자 유족과 금속노조가 그의 시신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옮겨 농성을 벌인지 26일 만이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간부였던 최씨는 경제적 문제로 인한 고뇌와 함께 '158억원 손배소 철회' 등 노조 탄압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유서를 남기고 지난해 12월21일 노조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 이에 금속노조는 최씨의 장례식을 열지 않고 사측과 대립하다 지난달 30일 최씨의 관을 한진 영도조선소로 옮겨 점거 농성을 벌여왔다.
이날 최씨의 영결식에는 부인 이선화씨 등 유가족들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민주통합당 전순옥 의원,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 민주노총 백석근 비대위 위원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열렸다. 영결식은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1시간 30분 정도 최씨의 유서 낭독, 백기완 장례위 고문 및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의 조사, 유가족 발언,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최씨의 부인 이선화씨는 영결식에서 "생활고로 인한 비관, 시신을 볼모로 한 투쟁이라는 왜곡 속에 질타도 받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의 유언을 받들겠다는 마음에서 변하지 않았다"며 "당신도 아이들한테 자랑스러운 아빠로 평생 남을 수 있게 됐다"고 눈물을 쏟았다. 참가자는 이어 최씨의 관을 들고 부산역까지 추모행진을 한 뒤, 부산역 광장에서 노제를 진행했다. 최씨의 유해는 경남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에 안치됐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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