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SK가 돌풍을 일으킬 때만 해도 상승세 지속 여부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들이 많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경험이 부족한 탓에 고비를 만나면 쉽게 극복할 수 없으리라는 예상에서였다.
그러나 SK가 코트에 몰고 온 바람은 잦아들기는커녕 경기를 거듭할수록 메가톤급으로 발달했다. 최근 경기력은 빈틈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다. 마침내 정규시즌 막판 SK는 '프로농구 기록 파괴자'로 떠올랐다.
SK는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고양 오리온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80-75로 승리했다. 시즌 11연승에 홈 코트 19연승의 무적 행진이다. 5라운드 9경기를 싹쓸이하는 기록도 아울러 수립했다.
창단 후 최고의 상승세다. 11연승은 2001년 12월 이후 12년 만에 맛보는 감격으로 시즌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다. 정규리그 라운드 전승은 프로농구 사상 세 번째 기록으로 SK가 한 라운드 9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승리로 SK는 38승7패를 기록, 2위 울산 모비스(32승 13패)와의 승차를 6경기로 벌리며 정규시즌 우승 매직 넘버를 3으로 줄였다.
23일 KT와 홈에서 혈전을 치른 후 원정에 나선 오리온스는 막판 불 같은 추격전을 펼쳤지만 SK의 위기 탈출 능력이 한 수 위였다.
SK는 체력적인 부담이 큰 오리온스를 맞아 1쿼터 초반 13점 차까지 점수 차를 벌이며 압도했지만 2쿼터 들어 손발이 안 맞아 들며 추격을 허용했고 35-35로 전반을 마쳤다. 3쿼터 들어 SK는 활화산 같은 공격력으로 오리온스를 몰아쳤다. 3쿼터 종료 3분50초까지 오리온스를 무득점에 묶어 둔 채 변기훈(14점)의 3점포와 최부경(19점)의 포스트 플레이를 앞세워 21점 차로 달아났다. 그러나 4쿼터 들어 오리온스의 대반격이 펼쳐졌다. 전태풍(13점)과 김동욱(13점), 최진수(9점)의 3점포가 잇달아 림에 꽂히며 종료 3분45초를 남기고 70-71로 따라 붙었다.
하지만 올 시즌 '승리하는 법'을 깨달은 SK는 흔들림이 없었다. 에이스 김선형(187cmㆍ14점 8어시스트)과 애런 헤인즈(201cmㆍ24점 13리바운드)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김선형은 1점 차로 쫓긴 상황에서 과감한 골 밑 돌파로 자유투 2개를 얻었고 이를 모두 성공시키는 두둑한 뱃심을 과시했다. 76-70으로 앞선 경기 종료 57초를 앞두고도 번개 같은 드라이브인으로 2점을 올려 놓으며 스타 기질을 발휘했다. 헤인즈는 종료 26초를 남기고 점프 슛을 성공시켜 80-72를 만들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창원에서는 전자랜드가 정영삼(16점)의 활약을 앞세워 LG를 71-67로 꺾었다. KT는 부산에서 동부를 78-67로 꺾고 홈 6연패에서 벗어나며 단독 6위로 올라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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