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참고인인 이모(42)씨가 22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1월 초 잠적해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온 이씨는 이날 조사에서 국정원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와 "지금 가겠다"고 밝힌 직후 변호사와 함께 나타났다. 이씨는 7시간 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오후 6시쯤 귀가했다.
이씨는 자신에게 아이디를 건넨 국정원 직원 김모(29)씨에 대해 "사회에서 소개로 알게 된 사람"이라고 밝혔으며 글을 쓴 경위에 대해서는 "내 의사로 작성했고 국정원에서 대가를 받은 것은 없다"고 진술했다. 또 이씨가 추가로 사용했다고 의심받는 아이디 수십여 개 중 일부만 자신이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씨는 국정원 직원 김씨에게 아이디 5개를 받아 지난해 8월 말부터 대선 직전까지 '오늘의 유머'사이트에서 정부 여당을 옹호하는 글을 작성하거나 관련 글에 찬반표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과 IP가 겹치는 등 깊은 연관성을 보이는 아이디 30여 개가 추가로 발견됨에 따라 이번 수사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참고인 신분이었던 이씨는 지난 18일 민주통합당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고 이에 따라 경찰은 강제수사를 저울질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의 관계 및 이씨의 활동 내역을 파악 중"이라며 "필요하면 다시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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